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없음(사진=연합뉴스)
술에 취한 채 닥터헬기에 올라타고 프로펠러를 돌린 취객들이 응급의료법을 위반한 혐의가 인정돼 벌금을 물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3명의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2016년 8월 술에 취한 채 출입이 통제된 대학병원 닥터헬기 운항통제실에 들어가 헬기 위에 올라타고 프로펠러를 회전시킨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들은 "탁 트인 곳에서 술을 마시겠다"며 헬기장을 찾았다가 헬기까지 점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운항통제실에 허가 없이 들어간 데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를, 닥터헬기를 점거한 행위에 대해서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들이 헬기를 점거한 시간이 헬기 운용 시간이 아닌 심야시간대라는 점을 들어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의 행동으로 응급의료 행위가 방해받았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반면 공동주거침입 혐의는 유죄로 봐 벌금 1천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비록 헬기장은 기둥·지붕 등으로 구성된 '건조물'은 아니지만 건조물인 운항통제실과 하나의 부지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공동주거침입죄 구성요건을 충족했다고 봤다.
그러나 2심은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의료용 기물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관리돼야 한다는 점에서 닥터헬기 점거 행위는 운용 시간과 무관하게 처벌돼야 한다고 봤다.
반면 헬기장 침입은 무죄로 봤다.
이들이 실제 들어가려 한 곳은 운항통제실이 아닌 헬기장이었고, 헬기장은 건조물이 아니기 때문에 공동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운항통제실과 헬기장 구분이 모호해 '하나의 부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탓에 벌금 1천만원은 그대로 유지했다.
검사는 공동주거침입 혐의 무죄에 대해, A씨 등은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 유죄에 대해 각각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