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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선물에 돈 탕진…제주 강도살해 20대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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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J 선물에 돈 탕진…제주 강도살해 20대 "죄송하다"

    제주서부경찰서, 강도살인, 시신은닉 미수 등 혐의로 구속 송치

    귀가하던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 강모(29)씨가 검찰에 송치됐다.(사진=고상현 기자)

     

    인터넷방송 BJ에게 선물하는 등 수천만 원의 빚에 시달리다가 귀가하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2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10일 제주서부경찰서는 강도살인, 시신은닉 미수, 절도, 사기 등의 혐의로 강모(29)씨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구속 송치했다.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던 강씨는 이날 오후 검정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경찰서를 나섰다.

    강씨는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대답한 뒤 호송차에 올라탔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유가족이 강씨에게 슬리퍼를 던지는 등 항의하며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강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쯤 제주시 도두1동 민속오일시장 인근 밭에서 피해자(39‧여)를 6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현금 1만원과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난 혐의다.

    당시 피해자는 인근 한 편의점에서 일을 마친 뒤 귀가하는 길이었다.

    강씨는 피해자로부터 훔친 신용카드로 편의점과 마트에서 두 차례에 걸쳐 10만 원 어치의 식‧음료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강씨는 범행 5시간 만인 지난달 31일 0시 17분쯤 사건 현장으로 돌아와 시신을 감추기 위해 옮기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지난달 30일 제주시 도두1동 민속오일시장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현장 모습. (사진=자료사진)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몇 달간 월세를 내지 못해 범행 직전인 지난달 28일 주거지에서 나왔다. 이후 사흘간 자신 소유의 탑차에서 생활하며 밤낮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강씨는 취객이나 여성을 상대로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주거지에서 들고 나온 흉기를 갖고 오일시장 인근과 공원 등을 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귀가하던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를 발견해 범행했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여러 여성 인터넷방송 BJ에게 환심을 사려고 후원하며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여성 BJ들에게 최소 10만원부터 최고 200만원 상당의 사이버 머니를 지급했다. 차량 대출과 생활비에 이어 사이버 머니 비용 등으로 5500만 원의 대출을 받기까지 했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택배 일을 하다가 생각보다 돈이 안 돼 택배 일을 그만뒀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강씨의 범행을 인명경시에 의한 흉악 범죄로 규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는 인식은 조금도 없이 오직 돈만을 노리는 심리 상태에 푹 빠져 있었다. 미리 계획된 인명 경시에 의한 흉악범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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