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원회 관련 기관들로부터 거액의 공사를 수주해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인 박덕흠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꼬리자르기식 탈당이 아니라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박덕흠 "당에 부담 주지 않게" 탈당…국민의힘 진상조사 대신 검경 수사로박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당적을 내려놓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스스로 내렸다"며 "무소속으로 결백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국토교통위원회 등 상임위 활동에 대해 "저의 전문성과 지역 발전을 위해 한 것"이라며 "어떠한 부정청탁과 이해충돌 위반도 하지 않았다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그는 "현정권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저를 희생양 삼아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주장했다.
자체적으로 긴급 진상조사 특위를 구성해 "신속하게 진상을 밝혀내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던 국민의힘은 사실상 손을 놓게 돼 수사로 사실관계가 밝혀질 전망이다.
박 의원은 피감기관들로부터 거액의 공사를 가족 회사가 수주한 의혹으로 경찰에, 골프장 투자와 관련해 건설공제조합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민주당 "피해자 코스프레…의원직 사퇴해야"민주당은 박 의원을 향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탈당이 아닌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박덕흠 의원에게 국민이 원하는 것은 탈당이 아닌 즉각적인 국회의원 사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심지어 자신은 현 정권의 위기 탈출을 위한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며 피해자 코스프레까지 하고 있다.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가 수사를 받기 바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최 대변인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박 의원에 대한 징계와 처벌이 아닌 탈당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무런 조치도 없이 수수방관해 온 것을 국민께 사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개혁TF를 구성한 민주당은 이른바 '고무줄' 재산공개 논란이 있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을 김홍걸 의원처럼 제명할 것을 야당에 압박하기도 했다.
가족 기업이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대 특혜 수주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여야 "전수조사하자"…이해충돌방지법 만드나여야에서 이해충돌 전수조사를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이해충돌방지법 마련에도 이견은 없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의 이해충돌 소지 사례를 언급하며 "원칙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번 기회에 확실하고 예외 없는 기준과 전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논평했다.
지난 8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이해충돌방지법이 21대 정기국회에서 통과될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