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전두환씨의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980년 당시 헬기사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던 이종구 전 육군본부 작전차장이 재판에서 위증을 한 사실이 군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1980년 5·18 당시 육군본부 작전차장을 지냈던 이종구씨.
이씨는 최근 전두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헬기사격에 대해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했다.
(사진=김희송 교수 제공)
이씨는 "5·18 당시 육군본부에서 세운 헬기사격 계획 자체가 없었고, 보고를 받은 적도 자신이 관련 문서를 만든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보안사가 보관하고 있던 5·18관련 기록물에 이씨가 위증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문서가 발견됐다.
보안사가 지난 1981년 이종구 작전차장으로부터 제공받은 '작전지원 지침, 헬기지원' 자료에는 헬기작전의 예시로서 공중방송과 지휘정찰 그리고 엄호와 공격 등의 내역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이 자료에는 20사단과 31사단, 전교사 등 각 부대의 역할까지 명기하고 있다.
이씨는 재판에서 광주에서의 헬기작전은 육군본부와는 무관하게 일선 부대에서 책임질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각 부대의 역할까지 육군본부가 지시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문서에는 이씨의 친필 사인도 남아 있어 감정을 통해 위증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김희송 교수 제공)
전남대 5·18연구소 김희송 교수는 "명백하게 문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재판에 나와서 그런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재판부를 기만하는 것을 넘어서 시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다"면서 "진실 규명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또다른 역사적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이러한 역사 부인행위와 시민 우롱행위에 대해서 사법적 단죄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선 재판에서 5·18 당시 육군 제1항공여단장으로 광주를 방문한 군 기록이 있음에도 허위사실을 증언해 위증죄로 고발당한 송진원 씨에 이어 이씨까지.
이들의 위증으로 인해 5·18의 진실이 또다시 우롱 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