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반려견 브론슨 (사진=연합뉴스)
영국 30대 남성이 뇌전증으로 졸도한 후 자신이 키우던 맹견에 물려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숨진 남성의 가족은 믿기지 않는다며 반려견을 두둔했다.
25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맨체스터 인근 로치데일 검시관법원에서는 지난 8개월간 엔지니어였던 조너선 할스테드(35)의 사인을 조사해온 검시관과 조너선 가족을 대상으로 조너선의 사인에 대한 심리가 이뤄졌다.
검시관은 조너선이 지난 1월 졸도 후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종의 반려견인 브론슨에 목을 물려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가족은 "그럴 리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스태퍼드셔 불테리어'는 개싸움을 위해 만들어진 품종이었으나 최근에는 반려견으로 많이 사육되고 있다.
검시관은 브론슨이 당시 졸도한 주인의 목을 수차례 문 후 그를 침대 밑으로 끌고 갔으며, 다른 가족과 의료진, 경찰의 접근을 막으며 공격성을 보이다 총살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너선이 병원 검사에도 개에 물린 상처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브론슨이 2년 전 다른 반려견을 공격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너선과 함께 브론슨을 키워온 그의 아버지 스테펀은 법원에서 브론슨이 평소 매우 착해 주인을 물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테펀은 사고 당시 상황을 회상하면서 조너선이 브론슨과 함께 숲으로 산책하러 나가기 위해 준비하던 중 갑자기 '쾅'하고 매우 큰 소리가 났는데, 소리가 너무 커서 직감적으로 큰일이 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너선이 완전히 쫙 뻗어 있었다면서 평소 같으면 브론슨이 계속 소리 내 짖으며 아들을 깨웠을 텐데 그날은 이상하게 괴로운 모습으로 아들을 침대 밑으로 끌고 가 핥았다고 말했다.
그는 브론슨이 아들을 해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이지 않았지만 내가 접근하지 못하게 공격성을 보이면서 그냥 아들 옆에 있고 싶어하는 듯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론슨이 조너선을 해쳤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아들이 졸도하는 순간 이미 숨졌다는 느낌이다. 아들은 브론슨에 물리기 전에 이미 숨졌다. 넘어질 때의 충격과 소리, 아들의 몸무게 등을 고려하면 그것이 진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브론슨이 주인의 신변에 심각한 변고가 생긴 것을 알고 그를 깨우려고 노력했으며 이후 주인이 죽었다는 사실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다른 사람이 아들 곁으로 오지 못하도록 하는 과잉보호 본능을 발동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시관은 최종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뇌전증으로 자주 쓰러졌던 조너선이 지난 1월에 좀 심각한 상태로 졸도했으며, 이후 과잉보호 본능을 느낀 브론슨에 의해 목을 수차례 물린 점은 사실"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