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윤창원 기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국정감사에서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5일 국회에서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장애인체육회, 태권도 진흥재단 등 주요 체육 단체 기관들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문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체육계 최대 현안인 체육회와 KOC의 분리에 대해 각자 다른 의견을 내면서 그때마다 이기흥 회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앞으로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 준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체육회와 KOC를 분리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스포츠 외교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겠나"라고 이기흥 회장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이기흥 회장은 "KOC 분리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올림픽 유치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더블어민주당 박정 의원도 "이기흥 회장이 과거 KOC를 분리하면 대외적 위상과 역할이 축소되고 경기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말을 했는데 2018년을 기준으로 보면 207개국 중에서 181개국, 87.4%의 나라가 NOC와 자국 스포츠 단체를 분리하고 있고 그 중 스포츠 선진국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기흥 회장은 "보는 시간에 따라 양론이 있을 수 있다. 분리 문제는 정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체육회가 통합된지 4년이 됐다. 이제 겨우 안착해가는 단계다. 체육인 모두가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만들어보겠다"고 답했다.
다수의 문체위 소속 의원들은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이후에도 체육계 내에서 폭력 행사와 은폐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만큼 체육회가 자정 능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더불어 체육회가 독립성과 자율성을 근거로 KOC 분리를 반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분리를 통해 체육회가 공공기관으로서 국민의 감시를 받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KOC와의 분리가 이뤄질 경우 정부의 관리 감독 아래 체육회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체육회의 정치적 독립을 강조하면서 "체육계가 정치적 바람을 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IOC가 말하는 완벽한 스포츠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서는 체육회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분리를 하는 법안 자체는 국가올림픽위원회의 자율성 침해로 볼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흥 회장은 이 사안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개인적인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는 반대한다. 엄청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