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무고한 광주시민들을 상대로 한 무차별 헬기 사격이 있었을까.
광주5·18 당시 헬기 사격을 제기한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의 1심 선고 공판이 30일 오후 2시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특히 전 씨가 주도한 신군부가 5·18 당시 헬기 사격을 했는지 여부가 이번 형사재판에서 주요 쟁점으로 가려질 전망이어서 역사적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전 씨는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이 헬기 사격 증언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자명예훼손죄는 허위사실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점이 인정돼야 성립하는 만큼 이번 재판에서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가 최대 쟁점이었다.
검찰은 목격자들의 증언과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주한 미국대사관 비밀 전문 등을 토대로 헬기 사격이 실제로 있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당시 광주에서 가장 높았던 전일빌딩 10층에서 무차별 공중 사격이 가해진 것으로 보이는 탄흔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더해지면서 헬기 사격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래픽 뉴스=고경민 기자)
그러나 전 씨의 변호인은 "탄피 등 객관적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헬기 사격설은 비이성적 사회가 만들어낸 허구"라고 주장했다.
지난 4월 법정에 선 전 씨도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고, 이런 전 씨에게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광주지법은 이날 오후 2시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전 씨가 출석한 가운데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광주시민과 5·18 관련 단체 등은 법원 앞에서 전 씨의 단죄를 촉구하는 문화제를 열기로 한 가운데 역사적 의미를 담은 이번 재판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