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이승현 (사진=KBL 제공)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정규리그 경기는 전주 KCC가 포함된 삼각트레이드 이후 두 팀의 첫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오리온은 현대모비스 시절 부상 때문에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국가대표 출신 센터 이종현을 영입해 브레이크 기간 이전에 이미 2연승을 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오리온에서 영입한 정상급 포워드 최진수를 처음 출격시키는 날이었다. 최진수는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 이후 모처럼 코트를 밟았다.
하지만 정작 코트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강을준 오리온 감독이 '고양의 수호신'이라 부르는 포워드 이승현이었다.
경기 내내 근소하게 앞서가던 오리온은 4쿼터 중반 위기를 맞았다. 제프 위디와 이승현, 이종현 등 빅맨 세 명이 동시에 뛰는 트리플 타워에 구멍이 생기면서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경기 전 오리온의 트리플 타워에 대해 "아무래도 높이가 있으니까 경기가 잘 풀릴 때는 그게 도움이 되지만 서울 삼성전을 보면 외곽에서 오픈 슛 기회가 엄청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높이는 강해졌지만 상대적으로 발이 느려졌기 때문에 외곽 수비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현대모비스는 4쿼터 중반 김민구와 서명진의 연속 3점슛을 앞세워 스코어를 63대60으로 뒤집었다.
이승현이 위기의 팀을 구했다.
역으로 트리플 타워는 공격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미스매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승현은 미스매치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았다.
또 위디와 이종현과 함께 뛰면 스페이싱이 좁아진다는 점을 감안해 자신의 주무대를 골밑이 아닌 자유투라인 서클 지역으로 바꿨다.
이승현은 3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혼자 6득점을 연속으로 터뜨렸다. 골밑 득점에 이어 중거리슛을 연속 2개 터뜨렸고 이후 절묘한 패스로 위디의 골밑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현대모비스는 숀 롱의 분전으로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다. 하지만 4쿼터 막판 롱이 던진 중거리슛이 림을 외면하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한호빈은 종료 6.6초 전 최진수로부터 U-파울을 당했고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리온은 현대모비스를 72-67로 누르고 이종현 합류 후 3연승을 질주했다.
이승현은 12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했고 이대성은 16득점 9어시스트 6리바운드를 올렸다.
위디는 파울트러블 속에서도 12득점 11리바운드 2블록슛을 기록해 올 시즌 두 번째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이종현은 2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첫 선을 보인 최진수는 야투 성공없이 자유투로만 1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