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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가 다녀갔어요" 최강 한파에 활짝 핀 소양강 상고대



전국일반

    "엘사가 다녀갔어요" 최강 한파에 활짝 핀 소양강 상고대

    • 2020-12-16 11:50

    은빛 왕국에 사진가들 감탄…춘천 영하 17.2도 "역시 춘베리아"

    (사진=연합뉴스)

     

    홍천 서석이 영하 24.6도까지 떨어지는 등 강원도에 올겨울 최강 한파가 닥친 16일 오전 춘천 소양강에 어김없이 상고대가 활짝 피어 '은빛 왕국'을 선물했다.

    소양강은 태백산, 한라산, 덕유산과 함께 대한민국 상고대 절경지로 꼽힌다.

    한파와 습도, 적당한 바람의 삼박자가 갖춰지면 강물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금세 나뭇가지 위로 얼어붙어 흰 꽃을 피운다.

    상고대가 활짝 필 조건이 갖춰지자 겨울 외투와 털모자, 목도리, 장갑을 두른 사진가들은 이날 새벽부터 소양강을 찾아 삼각대를 세우고 동이 트길 기다렸다.

    이들은 여명과 함께 물안개가 자욱이 피어오르자 상고대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영하 17.2도의 추위도 견뎌냈다.

    해가 떠오르자 소양강 물안개는 더욱 짙어졌다.

    높이 피어오른 물안개는 강가의 나뭇가지에 얼어붙어 은빛 꽃을 피웠다.

    낮은 곳의 갈대와 물풀에서부터 서서히 핀 상고대는 어느새 가로수까지 번졌다.

    사진가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움직임에 부지런히 촬영 포인트를 옮기며 셔터를 눌러댔다.

    물닭 무리는 물안개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며 모델 역할을 톡톡히 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본 소양강은 은빛 상고대와 짙은 물안개가 어우러져 '춘베리아'의 진면모를 보였다.

    소양 3교 위에서 셔터를 누르던 김모(29)씨는 "활짝 핀 상고대를 보니 추위를 견딘 보람을 느낀다"며 "춘천에 살면서 늘 보는 풍경이지만 항상 감탄이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일부 사진가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올여름 수해에 소양강 상고대의 무대가 되는 나무들이 많이 쓰러졌기 때문이다.

    넉 달 전 집중호우는 3년 동안 굳게 닫혔던 소양강댐의 수문을 활짝 열게 했다.

    댐은 초당 최대 3천t의 어마어마한 물을 쏟아냈고, 겨울이면 상고대 꽃을 피우는 나무들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뿌리를 드러낸 채 넘어가 버렸다.

    가지들이 서로 닿아 빼곡한 숲을 이뤘던 소양3교 아래는 풀도, 나무도 옆으로 누워버렸다.

    서울에서 온 박모(62)씨는 "물난리로 나무들이 넘어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막상 와서 보니 예전 상고대보다 초라하다"며 "나무가 금방 다시 자라는 것도 아니라서 사진을 즐기는 입장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한파가 17일 오전부터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예보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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