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L 제공)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강을준 감독이 던진 막판 승부수가 통하는듯 했지만 마지막 마무리는 너무나 허무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6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오리온과 원정경기에서 61대60으로 승리했다.
2쿼터 오리온의 득점을 7점으로 묶는 등 KGC인삼공사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고 한때 점수차를 18점으로 벌렸다.
하지만 4쿼터 들어 야투 난조에 시달렸고 오리온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종료 1분여 전 2점차까지 추격했다.
KGC인삼공사는 종료 31초 전 공격리바운드에 이어 골밑 득점을 성공한 라타비우스 윌리엄스의 활약에 힘입어 61대57로 달아났다.
이후 작전타임 때 강을준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이날 득점 감각이 좋지 않았던 두 외국인선수를 모두 빼고 국내선수 5명을 기용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승현의 어시스트를 받은 가드 한호빈이 점수차를 1점으로 좁히는 3점슛을 터뜨렸다.
4쿼터 막판 주축 가드 이대성의 5반칙 퇴장으로 긴급 투입된 한호빈의 집중력이 눈부신 장면이었다.
잔여 시간은 23.2초. 공격제한시간(24초)보다 남은 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오리온은 반칙 작전을 구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리온은 반칙 작전을 하는 대신 함정수비로 상대 실책을 유도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뒤늦게 반칙이 나오더라도 KGC인삼공사가 시간을 오래 끌면 끌수록 유리해지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오리온의 이 작전은 성공했다. '트랩'에 걸린 KGC인삼공사 가드 변준형이 패스를 하는 과정에서 트래블링 실책을 범한 것이다.
오리온은 종료 7.1초를 남기고 역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오리온의 마지막 공격은 허무하게 끝났다. 가드 한호빈이 공을 잡았지만 빅맨의 스크린도, 골밑이나 외곽으로 패스할 공간도 없었다. 작전이 명확하게 정돈되지 않은 가운데 공격을 시작한 느낌이 강했다.
이종현이 종료 3초 전 하이포스트에서 공을 잡았지만 이미 수비 벽에 둘러싸인 상태였다. 이종현의 슛이 불발되면서 KGC인삼공사의 1점차 승리가 결정됐다.
6연승을 달린 KGC인삼공사는 시즌 전적 13승7패를 기록해 단독 1위를 굳게 지켰다. 만약 KGC인삼공사를 꺾었다면 단독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오리온은 12승9패로 3위가 됐다.
KGC인삼공사에서는 가드 이재도의 활약이 눈부셨다. 고비마다 중요한 점수를 뽑아낸 이재도는 팀내 최다인 17득점에 3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보태며 승리에 기여했다.
오리온은 제프 위디(8득점 5리바운드 2블록슛)와 디드릭 로슨(2득점 8리바운드 2블록슛) 등 외국인선수들이 총 10득점 생산에 그쳤던 게 뼈아팠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