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울산공장.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이 지난해 4분기 매출액 4조 2803억원, 영업이익 931억원을 기록,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4분기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대규모 투자로 확보한 정유·석유화학 시설이,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정유사업에서는 손실(897억 원)이 발생했다. 대신 석유화학(727억원), 윤활기유(1천101억원) 사업이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전세계 석유제품 수요 감소와 정제마진 하락 속에서도 석유화학 원료인 산화프로필렌(PO), 윤활기유, 저유황 선박유(LSFO) 등 수익성이 좋은 제품 생산을 최대로 끌어올린 전략이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PO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내장재로 많이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원료인데, 지난해 4분기 PO 스프레드는 직전분기보다 약 85% 상승해 톤(t)당 1098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2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PO 수익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에쓰오일은 기대를 나타냈다.
PO 등 고부가 유화제품을 생산하는 에쓰오일 신규 고도화시설(RUC&ODC)은 2018년 말 가동을 개시했다.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은 원유보다 값싼 중질의 잔사유를 원료로 휘발유, 고급 휘발유용 첨가제(MTBE), 프로필렌, 에틸렌 등을 생산하고, 올레핀 하류시설(ODC)은 프로필렌을 바탕으로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 등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을 만든다.
국내 정유사들의 4분기 시설 가동률이 80% 수준이지만, 에쓰오일은 PO의 높은 수익성과 해외 네트워크로 확보한 제품 판로를 기반으로 원유정제시설을 100%로 최대 가동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확산으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정제 마진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회사의 경영실적도 빠르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조 87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3분기 모두 적자가 발생했지만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