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故 백기완 선생의 시민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지난 15일 별세한 고(故) 백기완 선생의 시민분향소를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하는 것을 두고 서울시와 장례위원회 측이 마찰을 빚었다.
18일 노나메기세상 백기완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장례위)에 따르면, 장례위는 이날 정오부터 시청 앞 광장에 마련한 분향소에서 일반 시민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해 2월부터 광장 사용을 제한해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음 달 31일까지 광장 사용이 제한된 상황이라 '불법 점유'에 해당한다. 변상금을 부과할 예정"이라며 "방역수칙 위반 여부는 현장에서 별도로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다음날(19일) 오전 11시 광장에서 예정된 백 선생의 영결식도 원칙적으로 '불허'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장례위가 이날 오전 분향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30여 명의 시(市) 청원경찰이 제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故 백기완 선생의 시민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장례위 양기환 대변인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민들의 자발적 추모열기가 있다. 지역에도 40여 개 분향소가 설치됐고, 미국·일본 등 해외도 같은 상황"이라며 "서울광장 같은 야외에서 꽃 한송이 놓고 분향하고 가는 게 (방역적으로) 그리 큰 문제가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처음엔 (시에서) 광장 사용승인위원회 등 행정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했는데, 사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같은 실내보다 광장을 활용해 (조문객을) 분산시키는 게 더 낫지 않나"라며 "긍정적으로 고려해보겠다고 하더니 전날 저녁에서야 코로나 확진자가 600명대라는 이유를 달아 불허라고 통보했다. 민선시장이 있었다면 시민들의 요구를 더 수용해주지 않았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지난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장례 당시엔 시청 광장이 시민분향소로 활용된 것을 지적하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박 전 시장의 장례는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진 것으로, 행정목적에 따라 수행됐기 때문에 사례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장례위는 오는 19일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뒤 통일문제연구소와 대학로를 거쳐 영결식이 진행되는 서울광장으로 이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