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세균 국무총리,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에 반발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3일 "자중해야 한다"며 "국민을 선동하는 윤 총장의 발언과 행태에 대해 행정부를 통할하는 총리로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력 비판했다.
여당의 검찰 수사권 분리 논의에 대해 연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강력 비판하고, 이날 대구고검과 대구지검을 방문해 또 다시 반발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이는 윤 총장에 대해 정 총리가 '자중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윤 총장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정 총리는 특히 윤 총장이 공식적인 절차가 아닌 개인적인 언론 인터뷰로 반발한 점과 검찰의 조직 논리를 앞세운 듯한 발언 내용을 강하게 질책했다.
정 총리는 우선 "검찰 총장 자리가 검찰만을 위한 직분이 아니"라며 "윤총장은 왜 국민이 그토록 검찰개혁을 열망하는지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총장이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사회적 강자와 기득권의 반칙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고 한 데 대해서도 "검찰만이 대한민국 정의를 수호할 수 있다는 아집과 소영웅주의로는 국민이 요청하는 검찰개혁을 수행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말하는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는 국민적 비판을 겸허하게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며 "엄정한 법 집행은 검찰 스스로에게도 공평히 적용돼야 한다. 왜 제 눈에 든 들보는 보지 못합니까"라고 반박했다.
그래픽=안나경 기자
또 정 총리는 갑작스러운 언론 인터뷰로 반발한 데 대해서도 "행정부 공직자는 계통과 절차를 따를 책무가 있다"며 "직을 건다는 말은 무책임한 국민 선동이다. 정말 자신의 소신을 밝히려면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저는 이 상황을 엄중하게 주시할 것"이라며 "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고 경고도 잊지 않았다.
윤 총장에 대해 정 총리가 이례적으로 강력 비판하면서 여권이 윤 총장 사퇴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총리에게는 임기직인 검찰 총장에 대해서 해임 제청권은 없다.
총리실 관계자는 "검찰 총장이 검찰 조직을 대변하는 정치적 행동에 나선 것을 엄중하게 인식한 것"이라며 "윤 총장의 행동에 대해 대통령과 상의하는 등 총리로서 할 수 있는 경고를 고민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