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지난해에는 음악을 더 많이, 자주, 정성껏 들어 온 이들에게 '더 알려져야 마땅할 여성 뮤지션의 앨범과 노래를 추천받았다. 올해는 음악 하는 여성들에게 요청했다. 어떤 이유로든 추천하고 싶은 국내 여성 뮤지션의 노래 하나와 본인이 창작에 참여(가창을 비롯해 작사·작곡·편곡·프로듀싱 등 포함)한 노래 하나를 소개해 달라고. 권진아, 달수빈, 유빈, 정밀아, 핫펠트가 응답했다. 다음은 그들이 CBS노컷뉴스에 공개한 플레이리스트다. [편집자 주]권진아는 선우정아의 '세레나데'를, 달수빈은 김꽃의 '누른다'를, 유빈은 황세영의 '언제부터였을까'를, 정밀아는 혜원의 '텐더리'를, 핫펠트는 러비의 '우리에게도 사계가 존재한다면'을 추천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선우정아, 김꽃, 황세영, 러비, 혜원의 앨범 표지◇ 권진아의 추천네 노래 : 선우정아 '클래식'(2019) / 정규앨범 [세레나데](Serenade) 수록곡
이 곡에서 말하는 것처럼 클래식한 것이 중심에 굳건히 있을 때 가장 큰 에너지를 낸다고 생각해요. 음악이든 패션이든 뭐든 기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클래식함을 믿는 선우정아님의 노래와 무대를 정말 좋아합니다.
내 노래 : 권진아 '우리의 방식'(2021) / 정규앨범 [우리의 방식] 수록곡잊고 지냈었던 내 안의 뜨거움과 아름다움을 잘 들여다보면서 각자의 방식대로 밀고 나갔으면 좋겠어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께 용기를 주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 달수빈의 추천네 노래 : 김꽃 '누른다'(2014) / 미니앨범 [벌스데이](Birthday) 수록곡"내 마음을 누를 것인지 네 번호를 누를 것인지"라는 짧은 문장 하나에 누군가의 심란한 심정과 복잡한 이야기를 전부 담아내 눈앞에 펼쳐 보여주는 곡입니다. 김꽃님 보컬이 가진 매력을 꾹꾹 눌러 담아 여운이 많이 남은 노래입니다.
내 노래 : 달수빈 '케첩'(2019) / 동명의 싱글 타이틀곡'케첩'(Katchup)은 지금까지 나온 모든 이별 노래 중 가장 키치하고 라이트한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적으로도 비슷한 레퍼런스를 찾아볼 수 없는 달수빈만의 장르라고 자부합니다. 이별도 케첩처럼 달콤하고 시큼할 수 있단 걸 들려드리고 싶었던 곡입니다.
◇ 유빈의 추천네 노래 : 황세영 '언제부터였을까'(2020) / 동명의 싱글 타이틀곡나도 모르게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편안한 곡. 가사와 멜로디가 말하듯 이어지는 느낌과 뮤지션의 음색이 돋보여 요즘 자주 듣고 있어요!
내 노래 : 유빈 '향수'(2021) / 동명의 싱글 타이틀곡아르페지오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트렌디함과 레트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곡. 위에서 추천한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게 한 고마운 곡입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가수 권진아, 달수빈, 유빈, 핫펠트, 정밀아. 각 소속사/본인 제공◇ 정밀아의 추천네 노래 : 혜원(MOON) '텐더리'(2019) / 정규앨범 [텐더리](Tenderly) 수록곡음악가로서 다양한 음악들이 골고루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국내 재즈 신에도 멋진 여성 음악가들이 많은데요. 그중에 최근 열심히 듣고 있는 혜원님의 '텐더리'(Tenderly)라는 곡을 추천합니다. 앨범 전체를 들으시며 멋진 보컬과 편곡, 연주까지 풍성히 감상하시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내 노래 : 정밀아 '언니'(2020) / 정규앨범 [청파소나타] 수록곡언젠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젊은이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기사 말미에 그가 마지막 통화하고 만난 사람이 누구인가를 추적한 내용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고요. 그러다 어느 늦은 밤 걸려온 동생의 전화를 받았어요. 동생은 그냥 자기 이야기를 들어만 달라고 했어요.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가 예전 언젠가 나도 언니에게 이런 전화를 했던 날이 떠올랐습니다. 마음의 아픔과 위로를 주고받는 두 사람의 대화를 나일론 기타 한 대와 보컬로 원 테이크(한 번에) 녹음한 곡입니다.
◇ 핫펠트의 추천네 노래 : 러비 '우리에게도 사계가 존재한다면'(2021) / 동명의 싱글 타이틀곡
서정적이고 쓸쓸한 가사가 아름다운 노래. 특히 "꽃도 가끔은 계절을 실수하듯이"라는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노래입니다.
내 노래 : 핫펠트 '블루버드'(2020) / 정규앨범 [1719] 수록곡'블루버드'(Bluebird)는 "꽃들 속에서 태어난 파랑새"를 상상하며 쓴 곡입니다. 갓 태어난 새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표현해 희망과 용기를 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