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어 교수. 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주장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이 오히려 외국에 '위안부 실태'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의 논문을 두고 논란이 일자 미국 CNN·AP통신부터 영국 가디언·인디펜던트, 카타르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이 관련 내용을 줄지어 집중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미국 CNN은 램지어 교수가 국제적 반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국제적 역풍을 맞는 상황이다. 위안부가 매춘을 강요당한 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라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성적인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는 지독한 인권 침해'라고 한 미 국무부의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위안부는 한국과 일본간 긴장이 흐르는 주제로 일본이 1993년 고노담화에서 위안부 동원 강제성을 확인했지만, 최근 일본은 이런 역사를 숨기려고 노력했다"고 지적했다.
AP통신도 "지난 1996년 유엔은 위안부가 강압적으로 끌려간 '성노예'라고 결론 내린 보고서를 발표했다"면서 "일본도 1993년 담화에서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그 이후 일본 지도자들이 이를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의 모습. 이한형 기자
유럽권 언론에서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8일 '하버드 교수의 일본 위안부 주장으로 분노 촉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램지어 교수의 주장으로 동료학자들이 논문에 역사적 근거가 없다며 연구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일본이 전쟁 때 저지른 잔혹한 행위를 감추려는 일본 극보수파의 견해"라며 "위안부 문제는 한일 관계 악화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영국 인디펜던트도 "램지어 논문에서 주장한 내용이 국제적 논란으로 확산됐다"며 "일본 지도자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의 사과와 보상 요구를 방어적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중동 지역 카타르 알자지라조차 "그의 논문이 한국 위안부를 또 상처 입혔다"며 램지어의 논문을 조명하고 반박 인터뷰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