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23일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자, 국민의힘이 같은날 "국민들은 맞고 싶어도 백신 보릿고개에 허덕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달 전 안전성 입증을 위해 문 대통령부터 맞으라고 한 발언에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은 G7 회의에 참석한다며 '패스포트 백신'을 맞았다"며 "대한민국은 1% 겨우 넘긴 국민만이 1차 접종을 마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경을 아무리 늘리고 재난지원금을 퍼부어도 '코로나 독립' 없이는 깨진 독에 물 붓기"라며 "세계는 '백신여권'까지 도입한다는데, 대한민국 국민들은 '백신여권'이 없어 무역전선, 글로벌 경제 경쟁에서 뛰기도 어렵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에게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AZ 백신 1호 접종자가 돼야 한다"며 압박을 가한 바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달 22일 "우리나라는 누가 1호 접종자가 될 것인지 아직도 전혀 알 수가 없다"며 "정부가 국민들에게 접종을 권할 것이라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부터 먼저 접종해서 백신 불안증을 해소해달라"고 촉구했다.
같은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정부 차원에서 누가 어떻게 1차 접종을 해서 국민을 안심시킬지,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달라진 입장에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정부의 방역과 백신 접종 계획에 사사건건 시비만 걸던 국민의힘"이라며 "지난 달에는 'AZ 백신을 맞으라'고 성화를 하더니 이제 접종을 하고 나니 '특혜'란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주혁 성형외과 전문의도 "진짜 보다 보다 댁들(국민의힘)한텐 두손 두발 다 들었다"며 "인간들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여준성 장관정책보좌관은 "과학을 믿으시라"며 "(백신 접종은) 이 정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분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다"고 강조했다.{RELNEWS:right}
◇주사기 바꿔치기?전문가 "오염 위험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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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AZ 백신 접종 영상을 놓고 주사기를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접종 직전까지 끼워져 있던 주사기의 뚜껑이 닫혔다는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한 방송 영상을 보면 간호사가 주사기를 들고 AZ 백신에서 백신을 추출(분주)한 뒤 백신과 뚜껑을 뺀 주사기를 들고 가림막 뒤로 갔다가 다시 나와 문 대통령에게 접종했다.
이때 문 대통령에게 접종하기 직전 주사기에 다시 뚜껑이 씌어있어서 주사기를 바꿔치기 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에 중앙사고수습본부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24일 "주사기를 백신 바이알에 꼽아서 그 다음에 백신을 주사기에 뽑은 다음에 그것을 주사기가 침이 노출된 상태에서 움직이게 되면 오염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혹시 잘못되었을 경우에 또 주사기에 찔릴 그러한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에는 환자한테 접종할 때는 뚜껑을 닫은 상태에서 오염의 위험이라든지 주사기에 찔릴 위험성을 차단한 채 움직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사를 놓을 때 기본적인 상식적인 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아마도 의료계에서는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도 "G7회의참석을 위해 대통령 내외 등은 종로구 보건소에서 공개접종을 실시했다"며 "예방접종관련 허위 조작정보를 생산, 유포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