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최초로 단일 시즌 3관왕의 위업을 이룬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지만 당장 시즌 종료 후 주축 선수 여럿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에서 마음 놓고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지금부터 고민입니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초전의 형식으로 열린 컵대회를 시작으로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까지 2020~2021시즌의 모든 대회 정상에 올랐다.
‘1강’으로 평가 받았던 흥국생명이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학폭 논란이 불거지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흔들리는 사이 정규리그 1위를 꿰찼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우승에 가장 유리한 위치를 지켰다.
2005년 V-리그가 출범한 이래 단일 시즌 모든 대회의 우승을 차지한 건 이번 시즌의 GS칼텍스가 처음이다. 지난 5시즌 동안 차상현 감독과 선수단이 쌓은 노력의 성과다. 하지만 차상현 감독은 시즌이 끝나도 마음 놓고 기분 좋게 지낼 수 없는 상황이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는 차 감독은 “선수들에게 칭찬보다 싫은 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다. 5시즌째 하는데 이제는 선수들도 많이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한다. 계속해서 잘 버텨주고 견뎌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우승의 공을 선수에게 돌렸다.
GS칼텍스의 지휘봉을 잡은 뒤 차상현 감독이 가장 강조한 것은 선수 개인보다 팀워크다. 그래서 GS칼텍스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기념하는 티셔츠에도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을 정도다. 차상현 감독은 “어느 순간이 되면 팀워크와 분위기가 기량을 넘어선다는 걸 선수들에게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차상현 감독이 시즌 도중 부임한 2016~2017시즌의 5위를 시작으로 GS칼텍스는 매 시즌 한 계단씩 순위를 끌어올렸고, 결국 2020~2021시즌 가장 높은 자리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부임 후 매 시즌 도전자의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최고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차상현 감독은 2020~2021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5명의 잔류가 누구보다 간절하다. GS칼텍스는 주장 이소영과 강소휘(이상 레프트), 베테랑 센터 한수지와 김유리, 리베로 한다혜까지 FA자격을 얻었다.
차상현 감독은 달라진 위치에서 시작해야 하는 다음 시즌의 구상을 묻자 “지금부터 가장 고민이 FA다. 금액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원하는 만큼 구단에서 다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5시즌을 함께 땀 흘리고 고생해 만든 이 팀을 생각해주길 바란다. 나도 살아보니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구단도, 선수들도 옳은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