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롯데 감독. 연합뉴스
유통업계 라이벌이 프로야구 판에서도 치열한 경쟁 구도를 펼칠 전망이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도발'에 이번에는 롯데 자이언츠가 응답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한 KBO 리그 개막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우리가 계속 이겼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허문회 감독은 "나는 모든 팀들을 다 이기고 싶다. 기업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한다. 다 이기고 싶을텐데 왜 우리한테만 그럴까. 그렇기 때문에 고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수는 말을 잘 안하지 않나"라며 유쾌한 톤으로 말했다.
허문회 감독의 솔직한 대응에 취재진 사이에서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롯데와 SSG 랜더스가 유통업계에 이어 프로야구에서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SSG 랜더스의 구단주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SNS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야구 팬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야구단을 가진 롯데를 보면서 많이 부러워했었다. (롯데가) 본업 등 가치 있는 것들을 서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SSG 랜더스는 본업과의 연결성을 강조할 것이라면서 "(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구 팬 사이에서 정용진 부회장의 도발은 화제를 모았다. 그러자 정용진 부회장은 이후 다시 한번 클럽하우스에 등장했다.
그는 "롯데를 싫어해서 깐 게 아니라 야구판을 키우고 싶었다. 롯데는 우리의 30년 동반자다. 롯데 덕분에 우리도 크고 롯데도 우리 덕분에 같이 컸다"며 라이벌 구도 형성을 위한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허문회 감독이 재치있게 반응하면서 올 시즌 양팀의 경기는 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장외에서도 뜨거우면서도 긍정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은 롯데 개막전 응원 이벤트를 안내하며 "원정 가서 '쓰윽' 이기고 ON"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쓰윽'은 SSG를 의미하는 것으로 개막전 맞수 SSG 랜더스를 겨냥한 마케팅이라는 평가다.
롯데의 베테랑 이대호 역시 라이벌전 구도 형성에 참가했다.
이대호는 "SSG 구단주님이 롯데를 라이벌로 만드는데 우리가 많이 이겨서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며 SSG전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더불어 이대호는 "구단주가 야구에 관심을 보이는 건 야구인으로서 좋은 일이다. 우리도 좋은 결과로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며 롯데와 SSG의 장외설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