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포워드 송교창이 29일 전자랜드와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정효근의 수비를 드리블로 뚫고 있다. 전주=KBL
5년 전 앳된 고졸 신인이 아니다. 풋풋했던 20살 새내기는 이제 리그 최우수 선수로 우뚝 섰다. 5년 전 준우승의 쓴잔을 마셨기에 이번만큼은 기필코 정상에 오른다는 각오다.
전주 KCC 포워드 송교창(25·198cm)이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고졸 신인 최초의 1라운드 지명과 정규 시즌 MVP의 새 역사를 넘어 한국 프로농구 최정상을 노린다.
KCC는 29일 전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4강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 75 대 67 승리를 거뒀다. 3승 2패로 챔프전 진출을 이뤘다.
5년 만의 챔프전이다. KCC는 2015-2016시즌 정규 시즌 우승을 이룬 바 있다. 올 시즌 역시 KCC는 정규 시즌을 제패했다. 그러나 5년 전 KCC는 고양 오리온과 챔프전에서 2승 4패로 져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올 시즌 챔프전 상대도 만만치 않다. 5년 전 오리온처럼 정규 시즌 3위를 차지한 안양 KGC인삼공사다. 인삼공사는 NBA 출신 제러드 설린저를 앞세워 PO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오세근과 이재도, 전성현, 변준형, 문성곤 등 국내 선수들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KCC는 정규 시즌 우승팀. 부활한 귀화 선수 라건아와 타짜 이정현에 무엇보다 MVP 송교창이 버티고 있다. 송교창은 정규 시즌 평균 15.1점 6.1리바운드 2.2도움 3점슛 1.1개를 기록하며 MVP에 올랐다.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 궂은 일과 터프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까지 맡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2015-2016시즌 오리온과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송교창이 종료 직전 덩크를 꽂는 모습. KBL
다만 송교창의 PO는 좋지 않았다. 발가락 부상으로 4강 PO 1~3차전을 결장했다. 4차전에 출전해 17분33초를 뛰며 14점 3리바운드를 올렸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5차전에서도 26분여를 뛰었지만 2점 2리바운드에 그쳤다.
그러나 송교창은 수비에서 빛났다. 4쿼터 승부처에서 전현우의 레이업슛을 블록했고, 라건아와 함께 상대 에이스 조나단 모트리 봉쇄에도 힘을 썼다. 경기 후 송교창은 "부상으로 공을 많이 만지지 않아 감이 좋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오늘은 수비에 집중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챔프전에서 KCC는 송교창의 부활이 절실하다. 전자랜드와 4강 PO에서 고전한 것도 송교창의 공백이 컸기 때문이다. 송교창은 "통증은 많이 없어졌다"면서도 "체력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는데 챔프전까지 남은 3~4일 동안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교창 본인의 의지가 강하다. 5년 전의 아픔을 되풀이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5-2016시즌 신인이던 송교창은 오리온과 챔프전 5차전에서 결정적인 탭슛 등 7점 3리바운드로 벼랑에 몰린 팀을 구했다. 특히 종료 3.6초 전 통렬한 투핸드 덩크를 꽂으며 4차전 당시 상대 최진수(현 울산 현대모비스)의 도발적 덩크를 되갚았다. 그러나 KCC는 결국 2승 4패로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29일 경기 후 송교창은 "신인 시절 챔프전에서 진 경험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챔프전 진출의 기회가 얼마 없을 수도 있다"면서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기회 왔을 때, 좋은 선수가 모였을 때 합쳐서 좋은 결과 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KBL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송교창. 과연 5년 전의 아쉬움을 털고 생애 첫 챔프전 우승의 역사를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