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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멤버에서 적으로 만난' 이정현·전성현의 유쾌한 설전

농구

    '우승 멤버에서 적으로 만난' 이정현·전성현의 유쾌한 설전

    KCC 이정현과 KGC 전성현. KBL 제공

     

    4년 전인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KGC는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주축이었던 이정현은 우승 후 FA 자격을 얻어 KCC로 이적했다. KCC에서 정규리그 MVP를 받는 등 여전히 출중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4년 전 벤치를 달궜던 전성현은 이제 당당히 주축 선수로 성장해 사실상 첫 챔피언결정전을 기다리고 있다.

    4년이 흘러 이제는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난 이정현과 전성현은 유쾌한 설전으로 30일 미디어데이를 뜨겁게 달궜다.

    전성현이 선전포고를 했다.

    챔피언결정전 승부를 예상하면서 당당하게 손가락 4개를 들었다. 4연승으로 끝내겠다는 의미다. 함께 손가락 4개를 든 KGC 김승기 감독은 "6개를 들려고 했는데 성현이가 무조건 4개를 들라고 했다"고 말했다. KCC 전창진 감독과 이정현은 6차전을 예상했다.

    전성현은 "5월9일(4차전 예정일)이 (문)성곤이 생일이다. 성곤이가 선물은 필요 없고, 무조건 우승해달라고 했다. 또 5월11일은 (양)희종이 형 생일이다. 가족과 지내야 한다. 조금 잘못돼도 5월11일에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정현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이정현은 "성현이가 흥분을 많이 하는 성격인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챔피언결정전을 처음 뛰는 것이기에 그럴 수 있다. 챔피언결정전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4년 전에는 벤치에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이 자리도 오고, 많이 업(up)된 것 같다.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응수했다.

    이에 전성현은 "(4년 전에는) 토탈 3분 정도 뛰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정현과 전성현은 KGC가 우승했던 4년 전 룸메이트였다. 당시 이정현은 KGC 우승을 확정하는 위닝샷을 책임진 에이스였고, 전성현은 "3분 정도 뛰었다"는 말대로 벤치 멤버였다.

    하지만 4년이 흐른 2020-2021시즌 전성현은 KBL 최고 슈터로 거듭났다.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2.6개의 3점슛을 꽂아 부문 1위에 올랐다. 6강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평균 14점과 함께 3점슛 2.7개를 넣었다.

    이정현은 "놀랄 정도로 성장했다. KGC 성향에 잘 맞는 슈터다. 김승기 감독님이 잘 조련해서 불꽃 슈터가 된 것 같다"면서 "예전에 룸메이트로 빨래를 개던 성현이가 아닌 것 같아서 기분이 착잡하고, 또 좋기도 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 꼭 위닝샷 한 번은 넣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현은 "원래 자신감이 넘치는데 6연승을 해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는 이정현의 말에 "자신있게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어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우리 팀 기둥인 희종이 형, (오)게슨이 형이 코트 안팎에서 자신있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좋은 팀, 동료를 만나 이렇게 할 수 있다. 감독님 사랑합니다"라고 답했다.

    4년 전 우승은 추억이다. 이제는 적으로 서로를 상대해야 한다.

    전성현은 "솔직하게 정현이 형은 못 막겠다"면서도 "그런데 정현이 형이 나를 막아준다면, 골을 넣고 너무 짜릿할 것 같다. (전창진 감독님) 매치업 해주나요"라고 말했다.

    이정현은 "성현이가 한창 좋을 나이고, 몸도 좋을 때다. 몸 상태나, 컨디션이나 성현이가 너무 좋은 것 같다"면서 "팀원들과 성현이를 왜 못 막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도 했다. 감독님이 수비를 맡길지 모르겠지만, 매치가 된다면 최선을 다해 막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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