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안나경 기자
또래 중학생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중학생들에게 1심보다 줄어든 징역형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검찰의 상고 없이 그대로 확정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성폭력처벌법 강간 등 치상 혐의로 서울고법 형사11-3부(황승태 이현우 황의동 부장판사)에서 장기 4년에 단기 3년을 선고받은 A(15)군과 B(16)군의 판결에 검찰과 피고인들 모두 상고장을 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 0시를 기해 상고 기한이 만료돼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검찰은 2심에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데다 형사소송법상 징역 10년 이상인 경우에만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상고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과 B군은 2019년 12월 23일 새벽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C(14) 양을 불러내 술을 먹인 뒤 인천의 한 아파트 28층 계단으로 끌고 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C양을 성폭행했고 B군은 성폭행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다.
A군은 1심부터 모든 혐의를 인정했으나 B군은 1심에서 혐의를 부인하다가 항소심에서 입장을 바꿔 혐의를 인정했다. 피해자 측은 A군과는 합의했으나 B군과는 합의하지 않았다.
1심에서 A군은 장기 7년에 단기 5년, B군은 장기 6년에 단기 4년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감경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내용과 수법이 위험하고 대담해 충격적"이라면서도 "당시 형사 미성년인 만14세를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인격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로 범행 결과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채 범행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A군은 잘못을 인정하고 항소심에 이르러 피해자에게 보상하고 원만히 합의한 점이 참작됐다. B군은 비록 성폭행 피해자에게는 용서받지 못했으나 성폭행 미수에 그친 점, 별도의 절도 혐의로도 기소됐으나 항소심에서 합의한 점 등이 고려됐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A군과 B군의 범행으로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하며 상고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