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EN:터뷰]'마우스' 경수진 10년차 배우의 기다림

"손예진 닮은꼴? 나름의 길 가다보면 '경수진' 어필될 것"
"씩씩한 편이라 액션도 문제 없어…현장에서 늘 편하게"
"요즘은 테니스에 푹 빠져…'소확행'은 테라스서 커피 한 잔"
"배우는 기다리는 직업, 꾸준히 작품 활동하는 것만으로 감사"

tvN 드라마 '마우스'에서 시사 프로그램 PD 최홍주 역을 연기한 배우 경수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손예진 닮은꼴'로 시작해 어느덧 데뷔 10년차.

3연속 장르물을 거치며 경수진은 점차 단단해졌다. tvN 드라마 '마우스'에서 시사 프로그램 PD 최홍주 역을 맡아 트라우마를 가진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로서 복잡다단한 심리 연기를 펼치는데 성공했다.

이승기, 이희준 등 베테랑 배우들과 짙은 감정으로 부딪혀야 했지만 경수진은 자신만의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외적인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스타일 변화와 체중 감량도 당연히 따라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과연 스스로 홍주를 납득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불러만 주신다면 열심히 하겠다"는 경수진의 말에는 신인 배우와도 같은 패기가 엿보였다. 늘 기다려야 하고,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 경수진에게 배우란 화려한 인기나 스타가 아닌 자신이 일상에서 느끼는 '감사'와도 같다.

점점 뚜렷하게 색채를 찾아가고 있는 경수진은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 현장에서는 씩씩하고 편안하게, 멋지게 나이가 들고 싶다는 그 바람대로 끝없이 자신의 한계를 뚫고 나아가는 중이다. 다음은 경수진과 CBS노컷뉴스가 나눈 인터뷰의 일문일답.

tvN 드라마 '마우스'에서 시사 프로 PD 최홍주 역을 연기한 배우 경수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범죄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이고, 말미에 감정이 폭발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홍주 역을 위해 노력한 지점이 있다면

- 일단 외양적으로 강단 있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아서 2㎏을 감량하고 단발머리를 결정했다. 홍주의 트라우마나 아픔이 크기 때문에 어떤 이유나 동기에서 행동을 선택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작가님, 감독님과 관련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감정선은 특히 감독님이 디테일하게 잡아주셨다. 시사 프로 PD라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면서 김상중 선배님의 제스처 같은 것도 참고를 많이 했다. 정바름이 프레데터인 것을 8부부터 알았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오히려 담담히 가져가다가 마지막에 폭발시키고자 했다.

▷ '트레인' '허쉬' '마우스'까지 3연속 장르물에서 활약했다. 특별히 장르물 위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 나간 이유가 있나

- 개인적으로 장르물 좋아하긴 하는데 달달하고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도 되게 좋아한다. 아무래도 현장에 가면 상황들이 무거워서 현실에서는 말랑말랑한 걸 보게 된다. 현실에서는 여러 장르를 다 좋아한다. 그러다 로맨틱 코미디를 하게 되면 어두운 장르물도 보게 된다. 이 균형을 맞추는 것 같다.

▷ 이승기, 이희준 등 쟁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현장에서 '케미'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 이승기 오빠가 너무 대단하다고 느꼈던 건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이 굉장히 많았다. 또 이중적인 모습을 연기해야 되는데 대사 톤 같은 부분을 정말 다르게 많이 가져갔더라. 프로답고, 디테일하고, 필요한 소품도 많이 이야기하고, 빨리 촬영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만들어주시고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다. 이희준 선배는 굉장히 생동감 넘치는 배우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정말 인물을 위해 고민을 되게 많이 하더라. 10번 테이크를 가면 이걸 전부 다 다르게 연기한다. 고민거리 있으면 잘 들어주시고, 인간적으로도 너무 따뜻해서 좋았다.

tvN 드라마 '마우스'에서 시사 프로 PD 최홍주 역을 연기한 배우 경수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그렇다면 차기작으로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해 봐도 좋을까. 본인 생각하는 배우로서 갖고 싶은 타이틀과 강점도 궁금하다. 초창기에는 손예진 '닮은꼴'이라는 인상이 깊게 남기도 했는데

- 불러만 주신다면 열심히 하겠다. (그런 인상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시청자분들이 느끼시는 게 자연스러운거고 제 나름의 길을 간다고 하면 거기에서 경수진이란 모습이 자연스럽게 어필되지 않을까 싶다. 저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 진정성이 느껴지는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 강점은 내가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씩씩한 편이라 액션이나 이런 것도 가리지 않고 한다. 그냥 현장에서 되게 편하게 하려고 한다. 그래서 스태프분들도 편하게 다가와 주시는 것 같다.

▷ '나 혼자 산다'에서 캠핑카를 개조하는 등 여가를 즐기는 모습들에 좋은 반응이 있었다. 또 출연하고 싶은 예능프로그램이 있을까

- 제가 예능 울렁증이다. '나 혼자 산다'는 편집을 잘 해주시는 것 같고, 자연스러운 부분을 담아주시는 게 좋다. 배우 경수진의 모습뿐만 아니라 제 일상생활을 보여드리는 거라 시청자분들이 편하게 느끼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친구들은 제게 '나 혼자 산다'를 나가야 한다고 그랬었고, 저는 너무 기존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까 싶어서 두렵기도 했었다. 그런 얘기를 털어놓으니 친구들이 다 웃더라. (웃음)

▷ 상당히 활동적인 스타일 같은데 최근에 푹 빠진 것들이 있다면

- 일단 새롭게 이사 가서 공구를 활용해 집을 꾸미고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작품이 끝나고 나면 몸이 아프고 그래서 운동을 되게 많이 한다. 작품을 할 동안에는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그럴 때는 운동 많이 하고, 먹는 것도 잘 먹으면서 관리한다. 야간이나 밤샘 촬영이 많아서 생체 리듬이 굉장히 깨진다. 요즘은 테니스 칠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다. '소확행'은 테라스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다.

tvN 드라마 '마우스'에서 시사 프로 PD 최홍주 역을 연기한 배우 경수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어느덧 데뷔 10년차 배우다. 처음 시작할 때와 지금, 연기에 대해 달라진 생각이나 아니면 스스로 느끼는 연기의 매력이 있다면

- 저희 직업은 사실 기다리는 직업이다. 많은 분들이 원하고,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다. 10년 동안 꾸준히 누군가 불러주시는 것만으로도, 계속 작품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일상생활에서 상대방과 오가는 감정이 있다면 마음이 맞는 어느 누군가가 있을 때 너무 좋지 않나. 연기의 매력은 거기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 같다.

▷ 미래의 경수진은 어떤 모습일까. 이 사람처럼 닮아 가고 싶은 롤모델이 있다면 이야기 부탁한다

- 시간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고, 불러주는 사람이 있으면 꾸준히 연기할거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배우 경수진의 과정을 조금 더 지켜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저는 개인적으로 '섹시한' 아줌마가 되고 싶다. 외형적인 게 아니라 얼마 전에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를 봤는데 샤를리즈 테론 보면서 같은 여자가 봐도 정말 멋있었다. 나이가 있음에도 매혹적이더라. 그렇게 늙고 싶다.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