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 후 서로 손을 잡고 있다. 황진환 기자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7일 올해 개정된 북한의 노동당 규약과 우리국가제일주의 지향을 토대로 '북한이 통일을 지향한다는 것은 맞지 않고, 현실적으로 두 개의 한국(two korea)을 지향하고 있다'는 일각의 해석을 반박하고 나섰다.
조선신보는 이날 '자체의 힘으로 나라와 민족의 존엄을 지킨다(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에도 일관한 노선과 정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늘의 조선은 우리 국가제일주의의 기치를 들며 국력을 향상시키고 사회주의강국을 건설하기 위한 노선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민족중시'와 상반되는 '국가중시'로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노선과 정책의 변화를 운운하는 논자들은 강력한 국력에 의거하여 민족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조선의 당과 정부와 인민의 의지를 외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이어 (2016년 5월에 열린) 7차 당 대회의 결정이 관철되는 과정에 "조선에서 국가 핵 무력이 완성됐다"며, "시대는 달라지고 조선의 국제적 지위도 달라졌다. 국가의 존엄과 지위는 주관이나 추상이 아니라 세계가 해당 나라를 보고 대하는 관점이며 태도"라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그러면서 기사 본문 중 '통일을 앞당기려는 확고한 입장'이라는 부제 아래 "오늘도 조선은 국토분단, 민족분열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선과 정책을 세우고 있다"며, "우리 국가제일주의의 기치를 들고 사회주의강국을 건설하는 노정은 결코 민족문제의 해결을 위한 투쟁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특히 "국력향상의 징표의 하나인 부단히 증강되는 국가 방위력도 분단과 전쟁의 원흉인 외세의 최후발악을 봉쇄하고 조선반도의 평화를 보장하며 통일을 앞당기는 현실적인 힘"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신보는 "국가이기주의와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고 패권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세계에서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 또한 국력과 국력의 대결이다. 자기 힘이 분단을 추구하는 상대를 압도해야 민족의 소원을 이룩할 수 있다"며,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에는 강력한 국력을 배경으로 하여 민족의 존엄과 이익이 굳건히 지켜져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당 규약 서문의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과업부분에는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하여 조선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 데 대하여 명백히 밝혔다"며, "자체의 힘으로 평화를 보장하고 조국통일을 앞당기려는 노동당의 확고부동한 입장이 바로 여기에 반영되어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8기 제1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지난 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편 북한 올 초 8차 당 대회를 거쳐 개정된 당 규약 서문에서 조선노동당의 당면목적으로 규정된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수행" 대목을 "전국적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며 민주주의적인 발전실현"으로 수정한 바 있다.
아울러 당 규약 내 통일전선 부분에서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 평화, 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을 통일하고"라는 구절을 "조국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고"라는 보다 장기적 전망을 뜻하는 표현으로 바꿨고, "민족의 공동번영"이라는 남과 북의 공존을 강조하는 표현도 새로 추가했다.
이런 변화 등을 토대로 국내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상 남조선 혁명통일론을 포기한 것이고, 이제 더는 북한이 통일을 지향하지 않으며, 남북 양국의 장기공존을 추구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결국 조선신보의 이날 보도는 국내에서 제기된 당 규약 해석에 대한 북한의 간접적인 반박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