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강남 호텔 객실 일부를 개조해 '룸살롱'을 차려두고 영업을 해온 '무허가 유흥주점' 관계자와 손님들을 무더기 입건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수서경찰서는 전날 밤 10시 40분경 강남 소재 L호텔의 8·9·10층 객실에 노래방과 소파 등 룸살롱 시설을 갖춘 파티룸을 설치해두고 손님들을 받아온 영업실장 30대 남성 A씨와 남자 손님 7명, 여성종사자 5명 등 13명을 식품위생법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 자리에 없던 업주 30대 남성 김모씨도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와 A씨는 이른바 '삐끼'(호객꾼)들이 유인한 손님들에게 양주와 과일안주 등을 판매했다. 이 무허가 유흥주점에서는 미리 고용한 여성종사자들이 술을 따르며 노래를 부르는 등의 접객행위도 이뤄졌다.
무허가 유흥주점 적발 현장. 영상 캡처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QR코드나 수기명부 등도 일체 두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단속 당일 객실 1006호에서는 남자손님 3명과 여성종사자 3명이 저녁 7시 반경 입실해 양주와 과일안주를 나눠먹는 모습이 포착됐다. 906호도 남자손님 4명과 여성종사자 2명이 밤 9시 반쯤부터 양주와 과일안주를 들면서 노래방 기기로 노래를 부른 것으로 파악됐다.
무허가 유흥주점 적발 현장. 영상 캡처
A씨는 여성종사자들의 진술과 증거물 등이 확보됐음에도 '손님이 술을 사왔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업주 김씨와 통화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려 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파티를 위한 객실 운영이 금지된 상황에서 숙박호텔의 시설을 개조해 룸살롱 시설을 갖추고 영업한 사실이 최초로 적발된 것"이라며 "112신고가 되더라도 숙박 호텔에는 경찰이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해 불법영업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영업이 얼마나 오래 이뤄졌는지, 호텔 측과 공모 가능성 등은 추가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