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한형 기자
국내에서 발생한지 1년이 훌쩍 넘어선 코로나19가 모두를 지치고 힘들게 하지만 코로나19 극복의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의료진을 도와 숨은 활약을 펼치는 이들이 있다.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로 20대 대학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연령층과 배경도 다양하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27개 예방접종센터에서 매일 4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의료진이 접종업무를 전담한다면 자원봉사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대상자 신원 확인, 절차 및 동선 안내, 이동지원, 예진표 작성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부축하거나 휠체어 탑승을 돕는 일도 이들의 몫이다.
예방접종센터가 75세 이상 어르신 접종을 전담하는 곳인 만큼, 안내와 이동 지원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센터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예방접종센터는 75세 이상 어르신 접종을 전담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서울시자원봉사센터 김의욱 센터장은 " 27개 예방접종센터 운영이 본격화된 4월 이후 지금까지 7천 3백 명이 넘는 시민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자치구 자원봉사센터의 요청에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단체들이 팔을 걷어붙였고 '1365 자원봉사포털'에서는 20대 청년들이 활발하게 신청에 참여하고 있다.
광진구 자원봉사센터 차연주 센터장은 "모집공고를 올리면 빠르게 신청이 마감되고 문의를 하는 청년들이 많다. 공공활동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매주 1~2회 일산에서 은평구 예방접종센터까지 봉사활동을 오는 김익수(73)씨는 평소 북한산국립공원 소속 봉사단인 토요동행에서 활동하며 관계를 쌓아 온 은평구자원봉사센터의 요청에 흔쾌히 참여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대학생 이유빈(20)씨는 "처음에는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시작했지만 시간을 다 채우고도 계속 참여하고 있다. 작은 일이지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황진환 기자
서초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활동 중인 안복희(66)씨는 "자원봉사자는 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얼굴"이라며 "밝게 웃으면서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진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서재혁(20) 씨는 두 달 째 선별진료소와 예방접종센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손세정제를 자주 사용해 두 손이 많이 건조해지고 상했지만 그는 "작년 미국에서 귀국 후 격리시설에서 지내면서 의료진, 자원봉사자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며 "이분들의 노고에 보답하고 필요한 일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오히려 배우는 것도 많고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노력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오는 21일부터 10일간 '자원봉사자는 시민의 희망백신입니다' 캠페인을 전개한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제공
최현희 노원구자원봉사센터 담당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에 언제나 자원봉사자가 있었다. 예방접종센터에서도 자신의 시간과 마음을 내어 진심을 다하는 분들의 긍정적 기운이 시민들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다"며 "시민들의 따뜻한 한 마디가 자원봉사자에 큰 힘이 된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봉사자분들에게 응원의 인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예방접종센터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원봉사자는 시민의 희망백신입니다' 캠페인을 오는 21일부터 10일간 온·오프라인으로 전개한다.
예방접종센터에 비치된 포토카드를 활용해 백신자원봉사를 상징하는 'V' 표시를 만들어 사진을 찍고 해시태그(#희망백신, #자원봉사자)와 함께 자신의 SNS에 게시하면 된다. 추첨을 통해 소정의 선물도 주어진다.
김의욱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센터장은 "모두의 안전과 일상의 회복을 위해 헌신하는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자원봉사자가 또 하나의 희망백신이다"며, "자원봉사자의 안전과 긍정적 경험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