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에이프릴 이진솔, 이나은. DSP미디어 제공
걸그룹 에이프릴이 전 멤버였던 이현주를 집단으로 따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에이프릴 멤버 이진솔과 이나은이 각각 심경 글을 게시해 괴롭힘 의혹을 부인했다.
이진솔은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지금까지 온갖 억측과 비방에도 묵묵히 있었던 이유는 법적 절차를 밟고 있었던 문제와, 회사와의 긴 상의 끝에 입장문을 내지 못하고 기다리고만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이 순간도 무슨 말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말을 해도 믿어주지 않으니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부연했다.
2015년 2월 데뷔 확정 멤버처럼 들어왔다는 이진솔은 이현주와 함께 팀 생활을 했던 시절 데뷔조 규칙에 따라 연습에 매진하기 바빴다고 설명했다. 멤버 확정 이후에는 외출과 휴가 없이 숙소와 연습실만 오가며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 저를 비롯한 멤버 대부분이 몇 개월 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팀 생활과 숙소 생활을 시작했고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과정 중에 탈퇴 멤버(이현주)와는 유난히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적었습니다. 연습실에 거의 나오지 않았고, 숙소에도 잘 오지 않아 스케줄 할 때 만나는 게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라고 썼다.
이진솔은 "때문에 저는 탈퇴 멤버와 사적으로 얘기할 기회가 많지 않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알아가려고 노력하고, 챙겨주었던 시간들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일부이지만 그때의 추억으로 간직했던 것을 이렇게 올리게 되어 너무 슬픕니다"라며 이현주가 자신에게 쓴 자필 편지를 함께 올렸다.
이진솔은 "저는 그분과 생활했던 시간들, 그리고 지금까지 그분에게 악의적인 마음을 품거나 악의적인 행동을 한 적이 절대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진솔이 공개한 편지에는 "우리가 만나고 나서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 지났는데 그 안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잖아. 진솔이가 많이 힘들었을 거 같아. 언니가 잘 몰라줘서 미안해. 그래도 꾹 참고 의젓한 모습이 언니는 너무 멋있다고 생각해, 진솔이가. 앞으로 좋은 일도 있겠지만 또 다른 힘든 일이 많이 생길 거야. 그래도 진솔이는 알아서 척척 잘하니까 걱정 없어! 하지만! 어쩌다 힘든 날이 오면 언니한테 와도 돼, 진솔아!"라고 쓰여 있었다.
이현주는 이 편지에서 "진솔이한테 언니는 못난 언니일 수 있지만 그래도 마음이 열린다면 언제든 좋아 언니는!!"이라며 "못난 언니라서 미안하고 그래도 언니는 진솔이 많이 생각하고 있어! 그니까! 힘들고 아파도 아자아자!! 사랑스러운 진솔이 생일 축하해~"라고 글을 맺었다.
이나은도 같은 날 에이프릴 공식 팬 카페에 글을 올려 "그동안 제 입장을 말씀드리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에이프릴을 위해 회사의 대응을 믿고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팀을 위해 개개인이 대응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사실과 다른 부분을 믿으셔서 더 이상의 억측을 막아야 하는 것도 팬들을 위한 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왼쪽은 에이프릴 전 멤버 이현주. 오른쪽은 이진솔이 11일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이현주의 자필 편지. DSP미디어 제공/이진솔 인스타그램
이나은은 "그동안의 일들을 일일이 언급하고 싶지 않았지만 정말 그런 적이 없다고, 아니라고… 꼭 이 한마디는 하고 싶었습니다"라며 "이번 일을 겪으며 공인이 주는 무게감을 배웠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이 일을 계기로 제가 많이 부족한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답은 제 스스로가 더 당당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부연했다.
이나은은 "앞으로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발전하는 모습으로 공인으로서도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다가서겠습니다. 지금까지 저를 믿고 기다려 주셔서 정말 고맙다는 말하고 싶었어요"라고 전했다.
에이프릴 전 멤버였던 이현주가 에이프릴 멤버들에게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은 올해 2월 말 제기됐다. 이현주의 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이현주가 팀 내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했고 그 일로 공황장애와 호흡곤란 등 많이 힘들어했으며 극단적 시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현주의 고등학교 동창도 에이프릴 멤버들에게 괴롭힘당한 사례가 다수 포함된 글을 올려 동조했다.
이현주는 4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연습생 시절부터 에이프릴 멤버로 데뷔한 이후까지 3년 동안 폭행, 폭언, 희롱, 욕설, 인신공격 등에 시달렸고 가족을 모욕하는 언행이 그중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이현주와 에이프릴의 소속사인 DSP미디어는 '팀 내 괴롭힘은 없었다'며 '이현주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일관된 입장으로 맞섰다. 에이프릴 김채원-양예나 역시 인스타그램 글로 괴롭힘 의혹을 부인했다.
이현주의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하며 이현주가 에이프릴 멤버들로부터 오랜 기간 괴롭힘당했다는 글을 쓴 A씨는 DSP미디어로부터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경찰은 지난달 19일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송치 결정했다.
이에 DSP미디어는 지난 8일 공식입장을 내어 "불송치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피의자(A씨)가 당해 내용을 이현주로부터 전해 들은 점, 당시 그에 관한 다수 기사가 배포된 점 등에 비추어 글을 작성하면서 허위의 인식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불송치 결정의 이유다. 피의자가 전파한 글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결정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DSP미디어는 "이에 허위 내용 전파의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확인하기 위해 해당 내용의 제공자로 언급된 당사자(이현주) 본인을 상대로 고소를 하였고, 그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15년 데뷔한 에이프릴은 전소민, 이현주 탈퇴 후 윤채경과 레이첼이 합류해 현재 윤채경, 김채원, 이나은, 양예나, 레이첼, 이진솔 6인조로 활동 중이다. 에이프릴은 지난해 4월 미니 7집 '다 카포'(Da Capo)를, 7월에는 스페셜 앨범 '헬로 썸머'(Hello Summer)로 활동했다. 그러나 팀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되며 드라마 출연 무산 및 예능 편집·삭제 등 개인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