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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를 잘한다" 오지환 발탁에서 나타난 '김경문호'의 고민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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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비를 잘한다" 오지환 발탁에서 나타난 '김경문호'의 고민 지점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선수 선발 논란에 휩싸였던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이 나란히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오지환과 박해민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구성할 당시 병역 특례를 위해 선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두 선수 모두 실력이 뛰어나지만 그해 대표팀에 승선할 정도로 확실한 실력을 보여줬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최정예 선수들을 출전시키는 아시안게임에서의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았고 실제로 대표팀은 금메달을 획득해 그들은 병역 혜택을 받았다.

    도쿄올림픽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이 지난 2019년 사석에서 두 선수는 뽑지 않겠다고 말한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김경문 감독은 16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진행된 2020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김경문 감독은 "(그때) 인터뷰를 한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선수 거론을 잘 안하는 편"이라며 "사석에서 저의 작은 의견을 얘기했는데 (기사로) 나온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김경문 감독은 LG의 간판 유격수 오지환을 선발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답에서 김경문 감독과 대표팀 선발을 논의한 기술위원회가 어떤 부분을 많이 고민했는지 엿볼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오지환에 대해 "가장 수비를 잘하지 않나"라며 "투수들의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내야 수비가 더 건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율은 낮지만 수비를 제일 잘한다고 보고 있다. 스태프들이 점수를 많이 준 것 같다"고 답했다.

    오지환은 지난해 타율 0.300, 10홈런, 95득점, 71타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올해는 타율이 0.240으로 낮은 편이다. 본격적으로 풀타임 주전을 맡았던 2012년 이후 가장 저조한 타율이다.

    최근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김하성(샌디에이고)은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해 올림픽 출전이 어려웠다.

    대표팀은 고심 끝에 현역 KBO 리그 선수 중 수비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오지환을 선택했다.

    박해민을 선택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삼성의 중견수 박해민은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김현수(LG), 이정후(키움), 박건우(두산)이 주전 외야진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박해민은 경기 중후반 수비 보강이 필요할 때 꺼내들 수 있는 확실한 카드다.

    또 올해는 타율 0.295, 3홈런, 37득점, 25타점을 올리며 공격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이처럼 김경문 감독과 기술위원회가 내외야 수비력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투수진이 예년보다 약해졌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붙박이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 등은 미국 무대에 있어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하다.

    지난 시즌 KBO의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주목받은 구창모(NC)의 경우 부상 때문에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김경문 감독은 "구창모가 빠진 게 마음이 아프다. 생각보다 복귀 날짜가 많이 늦어졌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대표팀에는 원태인(삼성), 김민우(한화), 최원준(두산), 고영표(KT), 박세웅(롯데) 그리고 신인 이의리(KIA) 등 성인 대표팀에 처음 승선하는 투수가 6명이나 된다.

    KBO 리그에서 아무리 많은 경험을 쌓았다 하더라도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국제대회의 중압감은 차원이 다르다. 투수를 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안정된 수비력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올해 대표팀에 좌완투수는 차우찬(LG)과 신인 이의리 등 2명이 전부다.

    차우찬은 부상에서 회복해 최근 복귀했음에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풍부한 경험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그만큼 현 리그에 경쟁력이 강한 좌완투수가 많지 않다.

    또 대표팀 타선은 김현수, 강백호(KT), 오재일(삼성), 이정후 등을 비롯해 좌타자들이 대거 차지할 전망이다.

    김경문 감독은 "왼손투수를 많이 뽑고 싶었다"면서 "이승현과 김진욱 등은 1~2년 더 경험을 쌓으면 앞으로 국가대표에 충분히 뽑힐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좌완 투수와 오른손 타자를 발굴하는 것은 한국 야구의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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