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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민심잡기' 총력…육아 개선에 민생 특별명령서

통일/북한

    北 김정은 '민심잡기' 총력…육아 개선에 민생 특별명령서

    北 식량부족 공개 인정…3중고 속 민심 동요 가능성
    김정은, 인민대중제일주의 내세우며 '민심잡기' 집중
    '육아 문제' 전원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독립 안건으로 논의
    "국가부담으로 어린이에게 유제품·영양식품 공급 결정"
    김정은 친필서명 '특별명령서' 발령…민생관련 특별조치
    일반 인민과 특권세력 분리대응으로 민심 달래기
    노동신문 반응 "크나큰 충동과 격정 속에 전폭 지지"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인민들의 식량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며, 식량난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그 원인을 '지난해 태풍피해'로 돌렸다.

    최고 지도자가 식량이 부족하다고 인민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대책을 만들겠다는 의지이기도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 자급자족하며 참고 버텨라'는 메시지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량부족 공개적 인정에는 '참고 버텨라'는 메시지

    지난해 9월 수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논에서 직접 낱알을 확인하는 김 위원장. 연합뉴스

     

    제재의 장기화와 코로나 비상방역에 따른 통제, 무역단절에다 식량부족까지 겹쳐 북한 인민들의 마음이 동요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민심 잡기 행보에 적극 나서는 이유이다.

    17일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 3일 차 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육아정책이 논의됐다.

    당초 전원회의에 상정되는 의제는 "인민생활을 안정 향상시키며 당의 육아정책을 개선 강화할 데 대한 문제"였다. 따라서 육아정책 개선 논의는 부속적인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노동신문 보도를 보면 육아 문제가 독립된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의 육아정책을 개선 강화할 데 대한 문제가 여섯째 의정으로 토의됐다"는 것이다.

    ◇육아 개선 방안…전원회의 부속의제가 아니라 독립의제로 논의

    육아 정책이 당 전원회의의 독립 안건으로 논의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파악된다.

    제재와 코로나 방역, 자연재해 등으로 식량이 부족하고 아이 키우기가 더 어려울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가 민심을 잡기 위해 육아 개선 방안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조국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튼튼하게 잘 키우는 것보다 더 중차대한 혁명사업은 없으며 수천 수만금을 들여서라도 보다 개선된 양육조건을 지어주는 것은 우리 당과 국가의 최중대 정책이고 최고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이 땅에 태어나는 아이들, 자라나는 후대들이 어려서부터 좋은 환경에서 잘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면 앞으로 20년, 30년 후에는 그만큼 우리 사회에 더욱더 약동하는 생기와 활력이 넘치게 되고 공화국의 국력이 장성 강화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미래세대' 언급은 現 장마당 세대 의식한 발언 관측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3일차, 주석단에 앉은 김정은 총비서. 연합뉴스

     

    미래 세대에 대한 김 위원장의 언급은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을 거치면서 사회주의 사회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해 체제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지는 이른바 '장마당 세대'를 강하게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특히 "성장발육에서 탁아소, 유치원 시기가 제일 중요한 연령기"라면서 "국가적 부담으로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젖 제품을 비롯한 영양 식품을 공급하는 것을 당의 정책으로 수립할 것"을 결정했다.

    국가가 그동안 탁아소와 유치원 아동들에게 유제품 등 영양식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동시에 개선 대책을 통해 인민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의도도 읽혀지는 대목이다.

    ◇탁아·육아 관련 간부에 "잘 먹이는 것으로 조국에 대한 충실성 검증"

    같은 맥락에서 김 위원장은 관련 간부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어린이들의 친부모가 된 심정에서 탁아소, 유치원 어린이들을 잘 먹이는데 각별한 관심을 돌리며 당의 육아정책 관철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는 것"으로써 "조국과 인민에 대한 충실성을 검증"받으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육아 개선방안에 더해 인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친필 '특별명령서'까지 발령했다.

    "현 시기 인민들이 제일 관심하고 바라는 절실한 문제들을 시급히 해결하기 위한 결정적인 시행 조치를 취하려는 것이 이번 전원회의의 핵심사항"이라면서, "인민생활 안정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려는 충심"으로 친히 서명한 "특별 명령서를 발령"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친필 특별명령서…식량과 물자 등 민생 특별조치로 관측

    노동신문은 이 특별명령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현 시기 인민들이 제일 관심하고 바라는 절실한 문제들"이라는 점에 미뤄, 식량 등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한 이례적인 조치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을 방문해 '국무위원장 예비 양곡과 예비물자'를 공급할 것을 지시했고, 코로나19 사태로 개성지역이 봉쇄되자 식량과 생활비를 개성시민들에게 특별 지원할 것으로 지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일반 인민들과 당정군의 특권세력과 분리 대응하는 것도 결국은 민심 잡기 행보이다.{RELNEWS:right}

    ◇김정은 인민대중제일주의, 일반 인민과 특권세력 분리 대응

    김 위원장은 일반 인민들에게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의 사상투쟁을 강조하지만 당정군의 힘이 있는 특수·특권기관들의 부정부패에 대해 더욱더 엄혹한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권을 독식하며 인민들 위에서 군림하는 특권 세력에 대한 척결을 강조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3중고 속에서 국가의 틀을 재정비하는 재건사업의 일환이지만, 힘 있는 자들에 대한 일종의 '혼내 키기'를 통해 인민들의 마음을 달래고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주문한 고난의 행군이 과거가 아니라 미래, 일반 인민이 아니라 당 간부들에게 해당된다는 설명도 마찬가지이다.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 등에서 보인 일련의 민심 달래기 행보에 대한 반응이 눈길을 끈다.

    ◇김정은의 육아·특별명령서…강한 호소력 발휘 관측

    김정은 총비서가 자신의 서명이 기재된 서류를 들어보이고, 간부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서류는 이날 회의에서 인민생활 안정을 위해 발령된 김 총비서의 '특별명령서'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육아 문제제기에 "크나큰 충동과 격정 속에 심의하고 전폭적인 지지와 찬동 속에 관련 결정서를 전원일치로 채택했다"고 했고, 특별명령서에 대해 "인민들의 운명과 생활에 대한 책임감과 헌신복무정신이 담겨진 총비서 동지의 중대결심과 결단"이라면서, "전원회의에서는 열광의 박수로 지지 찬동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꺼내든 육아개선과 민생 특별조치가 강한 호소력을 발휘했음을 추측케 하는 대목이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 시기 북한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인민생활 안정과 5개년 경제계획 과제의 차질 없는 실행"이라며, "기층 단위의 육아문제를 우선순위에 올리고 민생 특별결정서를 발령한 것은 민심을 더 확고하게 잡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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