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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이 누굴 분석해?" 韓 양궁의 역설적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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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강이 누굴 분석해?" 韓 양궁의 역설적 자신감

    도쿄올림픽 미디어데이가 열린 지난달 28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포즈를 취한 양궁 대표팀 오진혁(왼쪽부터), 김우진, 김제덕, 장민희, 강채영, 안산. 진천=이한형 기자도쿄올림픽 미디어데이가 열린 지난달 28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포즈를 취한 양궁 대표팀 오진혁(왼쪽부터), 김우진, 김제덕, 장민희, 강채영, 안산. 진천=이한형 기자

    한국 양궁은 항상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으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양궁의 금메달 40개 중 절반이 넘는 23개를 한국의 신궁들이 차지했다.

    특히 지난 대회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을 이뤄냈다. 구본찬(현대제철)과 장혜진(LH)이 남녀 개인전에서 우승했고, 단체전까지 금메달 4개를 독식했다.

    오는 23일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에서도 양궁은 변함없는 메달밭으로 꼽힌다. 남녀 개인은 물론 단체전, 여기에 신설된 혼성전까지 5개의 금메달 중 싹쓸이가 목표다. 지난 대회에서 전 종목을 휩쓴 만큼 도쿄에서도 금빛 화살을 모두 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환경과 기대감이 부담이 되진 않을까. 한국 스포츠의 최대 라이벌 일본이 개최하는 올림픽에서 여전히 양궁은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지난달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미디어데이에서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과 신치용 선수촌장은 대회 목표를 밝히면서 양궁을 메달밭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양궁 대표팀은 부담보다는 상황을 즐기겠다는 각오다. 박채순 대표팀 총감독은 "언제 양궁이 금메달 후보로 꼽히지 않은 적이 있었나"라고 반문하면서 "부담을 느낀다면 대표 선수의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도쿄올림픽 무대와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다. 진천=이한형 기자한국 양궁 대표팀은 도쿄올림픽 무대와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다. 진천=이한형 기자

    부담 자체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리우올림픽 신화의 멤버 중 유일하게 도쿄 대회에도 출전하는 김우진(청주시청)은 "워낙 국내에서부터 엄청난 경쟁을 뚫고 살아남아야 하는 한국 양궁"이라면서 "도쿄올림픽에서도 상대가 누가 됐든 간에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양궁의 강점은 치열하고 공정한 경쟁이다.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양궁 최초의 2관왕을 이룬 구본찬은 이번 도쿄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 역시 2관왕에 오른 '양궁 여왕' 장혜진도 마찬가지다. 남자 대표팀 오진혁(현대제철), 김제덕(경북일고)과 여자팀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 안산(광주여대)까지 리우 멤버가 아니다.

    하지만 자신감은 여전하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세계 랭킹 2, 3위 국가들에 대한 전력 분석은 하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너희들이 세계 최강인데 누굴 분석하느냐"는 것이다. 박 감독은 "실제로 그렇게 하라는 게 아니라 그만큼 자부심을 갖고 경기를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자 대표팀 '맏언니' 강채영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걸 자신감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막내 김제덕도 "부담보다는 서로 즐기면서 하려고 노력한다"고 당차게 웃었다. 김제덕은 최근 광주에서 열린 2021 아시아컵 개인전에서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선배 김우진을 누른 바 있다.

    언제나 올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국 양궁. 과연 도쿄에서도 과녁 한복판을 명중시키며 신궁의 명성을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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