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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포항 거리두기 완화 현장 가보니…'환영', '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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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포항 거리두기 완화 현장 가보니…'환영', '우려' 교차

    영일만친구 야시장 7개월만에 재개장
    영일대 해수욕장앞엔 단체 여행객 북적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다가 다시 개장한 영일만친구 야시장에 사람들이 모여 북적이고 있다. 포항CBS박소라 인턴기자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다가 다시 개장한 영일만친구 야시장에 사람들이 모여 북적이고 있다. 포항CBS박소라 인턴기자
    "아싸! 1등이다!"

    2일 새롭게 개장한 영일만친구 야시장, 누군가 경품 추첨에서 1등이 됐는지 멀리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북적이는 인파가 만들어내는 시장통의 시끌벅적함이 오랜 만에 사람 사는 분위기도 느끼게 한다. 사람들의 환호소리와 함께 혼성 중창단, 전자 바이올린 연주 등 다채로운 공연도 진행되고 있었다.

    "오늘 뭐 하나 보네?" 근처에 있던 사람들도 궁금했는지 야시장에 하나 둘 모여들었다. 노랫소리에 젖어 자연스레 사람들은 음식을 사 먹고 야시장을 즐기고 있었다.
     
    정모(24)씨는 "중앙상가가 이렇게 사람들로 붐빈 건 오랜만이다. 신선하다"고 놀라워했다. 친구 7명과 함께 야시장에서 군것질을 즐기고 있던 13살 김모 어린이는 "심심했는데 야시장이 개장해서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7개월 동안 휴장했다가 다시 문을 연 영일만친구 야시장은 포항중앙상가 실개천거리(육거리~북포항우체국) 약 260미터 구간에 위치한다.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된다.삼겹살 야채말이, 차돌박이 야끼소바 등 다양한 먹거리를 갖춘 판매대가 15개 가량 설치돼 있는데, 인기가 많아 보이는 판매대에는 어김없이 장사진을 이뤘다.

    야시장의 한 음식 판매대 앞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포항CBS박소라 인턴기자야시장의 한 음식 판매대 앞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포항CBS박소라 인턴기자
    상인들은 오랜 만의 야시장 개장에 기대가 큰 모습이었다. 흑돼지 구이를 판매하던 이모(26)씨는 "찾아 주시는 손님들 때문에 항상 열고 싶었어요. 앞으로 열심히 해 보려고요"라고 했다.
     
    과일 주스 상인 전모(43)씨는 "오늘이 개장 일이고 손님들도 많이 나오신다고 해서 100인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반 년정도 영업을 못해서 야시장 재개장이 설레지만 코로나가 아직 끝나지 않아 걱정도 된다"고 했다.

    축제 분위기 탓인지 실제로 방문객 상당수는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무감각해 보였다. 야시장 출입구에 생활방역을 위해 열측정과 출입명부 작성 공간이 있었지만 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
     
    좁은 야시장 거리에서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어야 하는 만큼 판매대 주변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좀더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음날 거리두기 완화 뒤 첫 주말을 맞은 영일대 해수욕장을 찾았다. 관광지에는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방문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예보된 장마도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야외의자에 남학생 7명이 앉아있어 다가가보니 서울에서 놀러온 대학 1학년 신입생들. 한결같이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포항에 여행을 온 서울지역 한 대학교 학생들이 영일대해수욕장 앞에서 추억을 남기고 있다. 포항CBS 박소라 인턴기자포항에 여행을 온 서울지역 한 대학교 학생들이 영일대해수욕장 앞에서 추억을 남기고 있다. 포항CBS 박소라 인턴기자
    홍모(20)씨는 "저희가 대학교 1학년인데 완화되기 전까지 기대했던 대학생활을 전혀 못 즐겼다"며 "학교도 못 나가는 상황에서 동아리, MT를 가지 못한 상황이라서 당장은 좋은 점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20)씨는 "기존 4명까지만 만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오후 1시부터 장마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카페와 식당으로 속속 몸을 옮겼다. 아직 5인 이상의 자리를 만들어 놓지 않은 카페와 음식점들도 보였다.
     
    5인 이상 집합 금지에 타격을 입은 업주들은 거리두기 완화로 손님들과 마찰이 줄고 매출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카페사장 김모(42)씨는 "7개월 동안 먼 길에서 찾아 주신 5인 이상 단골 손님들을 다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가슴이 아팠고, 손님과의 마찰이 엄청 많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특히 "단체손님을 받을 수 있어 매출도 더 올라갈 것"이라며 한껏 들뜬 분위기다.

    반면,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모(20)씨는 "요즘 들어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어 다시 감염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말했다.
     
    결혼식 참석차 경기도 수원에서 온 양모(28)씨는 "저희 나이 때인 20대 사람들이 백신을 맞지 못해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최모(43)씨는 "거리두기 완화가 코로나 재확산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9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모든 집합모임 행사 시 백신접종 완료자 인원계산 제외 등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4일까지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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