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 간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무자의 가게에 불을 지른 4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 4일 오후 8시 10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정육점에 찾아가 피해자에게 '빌려 간 돈을 내놓으라'며 실랑이를 벌이다 홧김에 오토바이 비상연료로 쓰려고 갖고 있던 휘발유를 피해자 몸과 가게에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지른 불로 피해자 가게 냉동고와 가게 벽면 등이 탔으며, 피해자의 몸에도 불이 붙어 왼쪽 종아리와 오른쪽 발 측면 등에 화상을 입었다.
A씨는 지난해 7월 피해자에게 '카드깡'(신용카드 현금화) 등으로 현금 3천만원 가량을 빌려줬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2월 피해자의 정육점을 인수했는데, 당초 예상과 달리 매출이 저조한 것에 불만을 품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방화 범죄는 일반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해치는 범죄로 무고한 사람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도 "화재가 조기에 진화돼 피해가 크지 않고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