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상직 의원. 송승민 기자 이스타항공에 500억 원대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 의원은 9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1심 두 번째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의원 측 국선 변호인은 법정에서 "접견을 갔는데 이 의원이 '재판에 불출석하겠다'고 했다"며 "'국선 변호인도 출석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이상직 피고인이 기피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이는 재판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증인들이 출석한 상황에서 이상직 피고인이 재판 몇 시간 전에 기피신청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며 "형사소송법 20조 1항에 의거해 해당 기피신청서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상직 피고인에게 '재판기일 변경 요구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하지말라'고 전해달라"고 국선 변호인에게 요구했다.
이 의원이 없이 진행된 이날 재판에선 이스타항공 전 사장인 A씨가 증인으로 섰다.
재판장은 A씨에게 "이스타항공 계열사의 자금 운용, 즉 채무조기상환과 주식 저가매도 등이 이상직 피고인의 의사를 배제한 채 이뤄질 수 있냐"고 물었다.
A씨는 "소유주인 이 의원의 (의사) 결정 없이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19대 국회의원을 하면서 계열사 한 곳을 형에게 넘겼지만 실제론 다들 이 의원의 소유라고 인정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이 의원 측 변호인이 첫 공판 직전 사임했다. 이 의원은 방어권과 변론권 보장 이유로 "재판을 연기하고 변호사를 재선임해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으나 거절됐다.
한편, 이 의원은 2015년 11월 이스타항공 계열사가 보유한 544억 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자녀가 소유한 이스타홀딩스에 105억 원 상당에 매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한 주당 1만 원대인 이스타항공 주식을 현저히 낮은 주당 2천 원으로 거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이스타항공 계열사를 통해 이스타항공에 대한 부실채권을 취득해 채권의 가치를 부당하게 상향 평가한 후, 당초 변제기보다 조기에 상환받아 56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도 있다.
이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이스타항공 계열사의 자금 약 59억 원을 개인 변호사 비용, 생활비 등 용도로 임의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27일 증거 인멸 등을 이유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