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매출이 2018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1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2018년 4분기 이후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 10조3217억원, 영업이익 2조6946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9%, 38.3% 증가한 실적이다. 순이익은 1조9884억원으로 56.5% 늘었다.
SK하이닉스의 분기 매출이 10조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메모리 시장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랐던 2018년 3분기 이후 3년(11분기) 만에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PC, 그래픽, 컨슈머용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었고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회복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또 10나노급 2세대(1y)와 3세대(1z) D램, 128단 낸드플래시 등 첨단 공정 제품에 힘입어 원가 경쟁력도 올라갔다. 이를 통해 영업이익은 2018년 4분기(4조4300억원) 이후 최고치로, 직전 분기에 비해서도 103% 증가했다.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노종원 부사장은 실적 발표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 D램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해 20% 초반의 상승세를 보였고, 당초 하반기 개선을 예상했던 낸드플래시도 높은 수요 증가로 2분기부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에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계절적 성수기여서 메모리 시장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낸드플래시에선 고용량을 탑재한 모바일 신제품을 출시하고,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노트북 PC 수요가 점차 감소하면서 하반기에 D램 수요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일부 제품별로 그럴 가능성은 있지만 전반적인 메모리 수요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 부사장은 "메모리 시장이 상반기 일반 소비자 제품 중심에서 하반기에는 (데이터센터 등) 기업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5G 스마트폰 공급 확산, 하반기 (인텔의) 신규 CPU 출시와 맞물려 고용량의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며 내년까지 이런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는 D램에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낸드플래시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D램은 64GB(기가바이트) 이상의 고용량 서버 D램 판매를 늘려간다. 또 EUV를 활용해 양산을 시작한 10나노급 4세대(1a) D램을 고객에게 공급하고, DDR5도 하반기에 양산하겠다고 회사는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128단 기반의 모바일 솔루션과 기업용 SSD 제품 판매를 확대해 3분기에 흑자전환을 이루고, 연말부터는 176단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말 128단과 176단 낸드 비중이 전체 낸드의 8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 부사장은 "낸드플래시 수익성이 3분기에 턴어라운드를 하면서 연간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며 "연내 인텔 낸드 인수가 마무리되면 내년에 일회성 비용이 일부 증가할 수 있으나 전체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비용 부문이 빠르게 상쇄될 것이며, 내년에도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낸드 인수와 관련한 반독점 심사는 전체 8개 대상국 가운데 현재 중국만 남은 상태로, 올해 하반기에 중국의 승인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ESG 경영 활동의 성과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기후변화 대응과 수자원 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CDP 한국위원회로부터 '탄소 경영' 부문에서 8년째 명예의 전당을 유지했다. 또 이 위원회로부터 올해 '물 경영' 부문 최우수 기업에 선정됐다.
SK하이닉스 노종원 부사장(CFO)은 "당사는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 뿐 아니라 ESG 경영 강화와 소통에도 적극 나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