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마' 6일 일본 도쿄 아리아키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브라질과 준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이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올림픽사진동취재단한국 배구 사상 최초의 올림픽 결승 진출은 무산됐다. 그러나 45년 만의 메달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김연경(중국 상하이)이 이끄는 여자 배구 대표팀은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브라질과 4강전에서 0 대 3(16-25 16-25 16-25) 패배를 안았다. A조 조별 리그 1차전에 이어 이번에도 세계 랭킹 2위 브라질을 넘지 못했다.
결승 진출이 무산됐지만 대표팀은 세계 6위 세르비아와 오는 8일 오전 9시 3, 4위 결정전에서 동메달을 다툰다. 세르비아는 앞서 세계 1위 미국과 4강전에서 0 대 3으로 졌다. 브라질은 미국과 8일 오후 결승에서 격돌한다.
A조 조별 리그 경기에서 당시 세계 14위던 한국은 당시 10위였던 세르비아에 0 대 3으로 졌다. 두 팀 모두 이번 올림픽에서 4강까지 진출해 랭킹이 상승했다. 한국은 11위까지 올랐다.
여자 배구는 2012년 런던 대회처럼 동메달 결정전을 펼치게 됐다. 당시 한국은 4강에서 미국에 진 뒤 4강전에서도 일본에 막히면서 동메달이 무산됐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은 지난 4일 터키와 8강전에서 극적인 5세트 승리를 거둔 뒤 "매일매일 꿈꾸는 것 같다"면서 "이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도 벅찬 소감을 밝혔다. A조 조별 리그 도미니카공화국(당시 7위), 일본(당시 5위) 등 강호들에 잇따라 5세트 접전 끝에 이기는 등 승승장구하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이었다. 일단 라바리니 감독은 달콤한 꿈에서 깨어났다.
6일 일본 도쿄 아리아키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브라질과 준결승에서 한국 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하지만 주장 김연경과 선수들의 꿈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김연경은 런던올림픽 득점왕과 대회 MVP를 거머쥐었지만 메달을 놓쳤다.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이번 도쿄 대회를 마지막으로 삼아 메달 꿈을 이루기 위해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박정아(한국도로공사) 등 후배들도 "연경 언니의 마지막 올림픽이라 분위기가 좋다"며 화답하고 있다.
만약 대표팀이 세르비아를 꺾는다면 한국 배구 사상 두 번째 메달이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여자 배구가 첫 동메달을 따낸 이후 처음이다.
당초 이날 경기는 브라질에 돌발 변수가 생겼다. 레프트 탄다라 카이세타가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된 것. 브라질배구협회는 "카이세타가 도핑 규정 위반으로 대표팀에서 나와 귀국 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카세이타는 한국과 조별 리그에서 10점을 올리며 3 대 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번 대회 전체 득점 12위에 올라 있는 선수.
하지만 브라질은 카세이타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1세트 브라질은 페르난다 로드리게스, 로사마리아 몬티벨러의 파괴력 넘치는 공격을 앞세워 25 대 16으로 가볍게 따냈다.
라바리니 감독과 전열을 정비한 대표팀은 2세트 반격에 나섰다. 박정아의 강타와 김희진(IBK기업은행), 염혜선(KGC인삼공사)의 서브 득점 등으로 접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로사마리아 등 브라질의 타점 높은 강타가 잇따라 터지면서 10 대 14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대표팀도 김연경, 이소영(KGC인삼공사)의 쳐내기 공격으로 맞섰지만 브라질 특유의 엄청난 점프력에 나오는 공격과 블로킹에는 역부족이었다. 3세트 김연경이 잇따라 상대 블로킹 숲을 뚫고 강타를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힘에 부쳤다.
한국 배구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45년 만의 메달, 그리고 '라스트 댄스'의 위대한 도전에 나선 김연경과 여자 배구 대표팀의 꿈을 이룰 기회는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