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20분간의 긴급 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하고 있다. CNN캡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점령과 관련해 예상보다 빨리 전개됐다고 말해 판단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긴급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카불 공항이 국외 탈출행렬로 기능이 정지된 장면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속이 뒤틀리는(gut-wrenching)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아프간 철수 결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지금 보다 철수하기 더 좋은 때는 없었다"며 자신의 철수 결정을 "고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이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아프간의 정치 지도자들과 군대가 20년간의 미국 지원을 받아왔음에도 미군 철수 결정 이후 삽시간에 아프간이 탈레반 손에 장악된 것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악화된 미국 여론을 의식한 듯 "아프간 내전에 얼마나 많은 미국 군인들을 투입하길 바라는가"라고 자문했다.
이어 "과거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따라서 그는 현재 임무는 미국인과 동맹국 시민들을 안전하게 탈출 시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끝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에 대해서도 경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만약 탈레반이 미국인들을 공격하거나 미국의 소개작전을 공격한다면 미국은 빠르게 반응할 것이며 무력을 사용해 미국인들을 보호하겠다고 탈레반에게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성명 발표는 아프간 함락에 대한 미국 정부의 판단 오류와 바이든 대통령이 사태 와중에도 별장에서 휴가를 보낸 데 대한 여론악화로 예정에 없이 마련됐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20분간의 성명발표 이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응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이날 오후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아프간 카불 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은 재개됐으며 현재 수백명의 미국인들이 공항에 대기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