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송호재 기자부산지역 일선 구·군이 해수욕장 개장 기간 피서객 안전을 관리하기 위해 채용한 민간 안전 요원 가운데 일부는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지자체 입장과 달리, 전문가들은 미자격자가 구조 활동을 할 경우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6일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부산지역 일선 구·군에 따르면 올해 해수욕장 개장 기간인 7~8월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에서는 민간 안전 요원 193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개장 기간 해수욕장 안전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해상 사고를 막기 위한 예찰 활동을 벌인다.
입수객이 통제선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관리하는가 하면 만에 하나 익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소방 구조대를 도와 인명을 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많은 수는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박진홍 기자일반적으로 수상 구조 활동을 위해 가장 많이 취득하는 자격증 중 하나는 '인명구조요원'으로, 해양경찰청이 지정한 13개 전문 기관에서 발급하는 민간 자격증이다.
기본적인 수영 실력은 물론 응급처치와 구조 관련 이론·실기 시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자격증을 획득할 경우 수상 구조 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소양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선 구·군 자료를 확인한 결과 수영구가 채용한 민간 구조 요원 28명 가운데 이 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이나 응급처치자격 등 구조 관련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요원은 절반인 14명에 불과했다.
부산 서구가 채용한 인력 26명 중에도 관련 자격증 보유자는 19명에 그쳤고, 기장군 역시 26명 가운데 11명만 전문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다대포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사하구는 해수욕장 개장 기간에 채용한 12명 가운데 단 2명만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해운대구는 구조 요원 101명 모두가 관련 자격증을 보유했고, 수상구조사와 응급구조사 등 국가 자격증 보유자도 있었다.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을 제외한 부산지역 5개 해수욕장에서 근무하는 민간 안전 요원 가운데 절반이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셈이다.
부산 송정해수욕장. 송호재 기자전문가들은 해수욕장 민간 안전 요원 자격이 법률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미자격자가 구조 활동을 벌이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희 부경대학교 해양스포츠학과 교수는 "미자격자를 안전요원으로 채용했다가 인명 사고 등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경우 책임이나 처벌이 달라질 수 있다"라며 "해수욕장 안전요원 배치와 관련한 별도 규정이 없다고 해도, 미자격자를 채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선 지자체는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관련 경력자나 체육 전공자를 채용하고, 현장에 투입하기 전 전문 교육을 이수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일선 기초단체 관계자는 "민간 구조 요원은 해수욕장 안전을 위해 감시 활동을 하고 사고 상황을 119에 알리는 등 소방 안전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자격증이 없는 인력을 채용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고, 채용 이후에도 관련 교육과 연수, 훈련을 계속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