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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아프간 조력자, 난민과는 다르다"…법무부 '특별기여자' 지위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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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아프간 조력자, 난민과는 다르다"…법무부 '특별기여자' 지위 부여

    단기방문(C-3)→장기 체류 자격(F-1)→취업 자유(F-2) 비자 발급
    아프간 조력자들에게 비자 발급 위해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도 착수
    박범계 "영주권 문제, 추가 난민 문제 등은 검토한 바 없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한 모습. 공군 제공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한 모습. 공군 제공
    법무부는 한국 정부와 기관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을 '특별기여자' 지위를 부여하고 난민 인정자에 준하는 장기체류 자격을 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에도 착수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6일 오후 아프간 협력자와 가족들이 입국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수차례의 토론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특별 입국을 수용하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아프간인 특별입국자들에게 단계별로 국내 체류 지위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이날 한국에 도착한 아프간인들에게 단기방문(C-3) 도착 비자를 발급해 입국시킬 예정이다. 곧이어 장기 체류가 허용되는 체류자격(F-1)으로 신분을 변경해 안정적인 체류 지위를 허용하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임시생활 단계를 마치면, 취업이 자유로운 거주(F-2) 비자를 발급해 자립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 장관은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최종적으로 F-2 자격을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에 잘 정착하게 하는 게 아프간인들을 받아들이는 우리 정부의 자세"라면서 "난민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난민의 경우 신청을 한 뒤에 심사 등 복잡한 과정을 겪지만 한국 정부와 기업을 도운 아프간인 조력자들에게는 생계비, 정착지원금, 교육과 같은 면에서 난민보다 다소 더 많은 배려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영주권 문제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특별공로자'라는 명칭보다 '특별기여자'라고 정했다"면서 "특별공로자는 대한민국 국적법상 '국적'을 부여할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그것과 별개의 문제로 안정적으로 대한민국에 정착시키는 차원에서 특별기여자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 대한 조력자에 대한 기준을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정했고 이에 따라 맞춰 모셔왔다"며 "현재로선 추가적 난민 문제 등은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법무부는 현행 법령상 아프간 협력자와 가족들에게 거주비자를 발급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에도 착수했다. 이날 입법예고한 개정안은 대한민국에 특별한 기여가 있거나 공익 증진에 이바지한 외국인에게 거주비자를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난민 심사를 통과한 난민 인정자를 비롯해 우수 외국인, 한국인의 미성년 외국인 자녀, 외국인 투자자 등에게 발급되는 거주비자는, 1회 체류기간이 5년으로 계속 연장이 가능하고 취업·학업에 제한이 없다. 심사를 거쳐 영주권(F-5)도 받을 수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아프간 현지 조력자 및 가족들 한국 이송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아프간 현지 조력자 및 가족들 한국 이송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솔직하게 말해 대한민국을 위해 협조했던 아프간인들을 염두에 두고 하는 개정 작업은 틀림없다"면서도 "이 개정이 되고나면 이번 아프간인들 같은 국익 기여자 분들 이외에도 다양한 경우의 좋은 분들이 대한민국에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아프간인들에 대해 입국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고 입국 후에도 격리기간 중 두 차례 더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입국한 아프간인들이 임시로 생활하는 공무원인재개발원에는 의료진이 상주하고 외국인 업무에 전문성이 있는 법무부 직원 40명이 파견된다. 법무부는 관계기관을 통해 입국자들에 대한 신원 검증을 이미 철저히 했고 이후로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분들은 모두 우리 대사관, KOICA(한국국제협력단), 한국병원, 한국직업훈련원, 한국 기지에서 일하며 우리 정부의 아프간 재건 사업에 협조했던 분들"이라며 "거리상으로만 먼 나라에 살았을 뿐 실제로는 우리와 함께 생활했던 이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한때 우리도 전쟁으로 피난하던 때가 있었고, 국제 사회의 도움을 받았다. 이제는 우리가 도움을 줄 때"라며 "이로써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옹호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국제 대열의 한 축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부는 우리 정부를 도왔던 아프간인 378명을 태운 공군 수송기가 이날 오후 4시 24분 인천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밝혔다. 아직 파키스탄에 머무르고 있는 13명도 다른 항공편을 통해 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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