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역사상 최장기 전쟁인 20년의 아프간전을 끝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를 직접 거론하며 아프가니스탄 철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최근 커지는 부정적 여론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30분 간 연설을 통해 "세계가 변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 상황에 직면해 있다. 여러 부문에서 러시아의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아프간에 10년 더 묶여 있는 것을 제일 좋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20년 동안 2조 2600억 달러(약 265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했지만, 2500명에 달하는 미군이 희생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영원한 전쟁을 연장하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아프간 철수작전을 "대단한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카불 공항서 아프간인 대피 돕는 미 해병대원들. 연합뉴스미군의 아프간 철수와 탈레반의 카불 점령으로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악화한 여론을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최고 60%대를 보인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부정적 여론이 긍정적 여론을 앞서는 '데드 크로스'가 나타났다. 미 여론조사 모닝컨설트가 전국 유권자 1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긍정적 평가는 48%, 부정적 평가는 49%로 집계됐다.
또 ABC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27~28일 실시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0%에 달했고, 로이터와 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서도 같은 응답이 51%를 차지하는 등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