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8일 오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전 과천정부청사 공수처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8일 "조남관 당시 대검 차장에게 검사 직무대리를 요청했을 때 진상 조사가 좀 마무리되면 감찰 전환할 지는 한 번 생각해보자고 직접 말했다"고 밝혔다. 임 담당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건의 핵심 인물로, 수사 방해를 주장한 당사자다.
임 감찰담당관은 공수처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지난해 9월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으로 가서 3월 2일 재배당까지 있었던 일을 기억나는대로 가감 없이 사실대로 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총장을 포함한 검찰 지휘부가 자신이 한명숙 전 총리의 모해위증교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상황을 알고 감찰로 전환할 지까지 논의해보자고 해놓고 자신을 수사에서 배제한 것은 말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윤 전 총장 측에서 아예 임 담당관에게 사건을 배당한 적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선 "감찰연구관으로 가서 처음 배당 받은 사건이 한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사건이어서 6개월 동안 제가 만든 수사 기록이 총 11권 중에서 9권, 모든 기록이 검사 임은정으로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사 직무대리 요청하면서 건의했을 때 진상 조사가 좀 마무리 되면 감찰 전환 될 지 그때 한 번 생각해보자고 조남관 차장이 직접 말한 것을 조사보고서에 작년 11월자로 남겨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검 감찰부에서 감찰 업무를 하는 연구관 중에 검사 직무대리 발령을 받지 않은 사람은 나 밖에 없어서 그것 자체가 부당해 항의를 했다"며 "차장, 총장이 다 반려해 차장님 먼저 이야기 듣고 총장님한테 가려고 했는데 징계 사태가 벌어지면서 독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복귀하면서 직무 이전서를 달라고 강경하게 요청해 결국 3월 2일 윤 총장 명의로 공문이 내려왔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은 직권남용 사건의 피해자인 전 감찰정책연구관 겸 중앙지검 검사로서 온 것"이라면서 "아직 진상 조사 중이고 신속하고 열심히 조사하고 있는 걸로 안다. 조금만 지켜봐주면 의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수처에는 "이 사건은 검찰의 명운과 대한민국의 사법정의가 걸린 만큼 공수처는 사건의 무게에 짓눌리지 말고 공명정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요청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6월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과 관련해 임 담당관을 수사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수사를 방해해 불기소를 끌어낸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윤 전 총장을 입건해 수사에 나섰다. 공수처는 이날 조사에서 지난 7월 법무부와 대검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윤 전 총장 감찰 자료를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 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