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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권주자들은 왜 호남 공략에 사활을 걸까

국회/정당

    민주당 대권주자들은 왜 호남 공략에 사활을 걸까

    핵심요약

    이번 주말 호남 경선 앞두고 이재명·이낙연 등 민주당 주자들 민심잡기 올인
    호남, 민주당 텃밭이지만 예전부터 전략적 투표 성향 강해
    2002년 노풍현상 대표적…인구 적지만 선거인단 숫자 20만
    서울 인구 중 호남 출신 비율 약 15%…수도권 표심에도 영향
    이재명, 과반 위해 '포용력'을…이낙연은 '반전' 위한 '확신' 심어줘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대선 경선 후보.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대선 경선 후보. 연합뉴스오는 25일(광주·전남), 26일(전북)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순회경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유력 대권주자들 간 기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의 '텃밭'이면서 동시에 전략적 투표를 하는 냉정함도 지닌 호남 민심을 사로잡으려면, 내용과 실력 모두를 겸비한 후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호남 선택=본선 경쟁력'…수도권에도 영향

    민주당에게 호남은 뿌리 같은 곳이다.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거나 주요 이벤트가 있으면 어김없이 먼저 찾아가는 곳이 호남이었다. 그만큼 민주당에게는 상징성 있는 지역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이번 민주당 대선경선 투표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은 20만 명이 넘는다. 충청, 대구, 경북, 강원 선거인단을 합친 것보다 두 배가 많다.
     
    그렇다고 이들이 호남 출신 후보에 무조건 표를 던지는 것도 아니다.
     
    지난 2002년 새천년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대선경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이회창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그러자 광주시민들이 민주당 경선에서 노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노 후보는 단숨에 지지율이 급상승해 '노풍(盧風)'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당시 동교동계의 후원을 받았던 이인제 등 유력후보와는 달리 후발주자였고, 경남 김해 출신이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경남 거제 출신이지만, 지난 2017년 대선경선 당시 호남의 선택을 받으면서 일찌감치 기선을 잡았다.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는, 이른바 전략적 투표를 한다는 게 호남 민심의 특징이다. 호남의 선택을 받아야 본선 경쟁력이 있다는 명분을 얻게 되는 셈이다. 현재 이재명, 이낙연 두 유력주자가 추석연휴 직후 열리는 호남 경선에 목을 매는 이유다.
     
    호남 경선 결과는 다음 달 3일(인천), 9일(경기), 10일(서울)로 예정된 수도권 경선 투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 인구 중 호남 출신 비율은 14.8%다. 출생지가 서울(47.9%)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호남 출신이 가장 많다.
     

    호남 승리 위해 이재명 '포용력', 이낙연은 '본선 경쟁력'이 관건

    왼쪽부터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윤창원 기자왼쪽부터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윤창원 기자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모두 추석연휴 기간 호남 민심잡기에 '올인'하겠다는 각오다. 호남에서는 추석 당일인 21일부터 경선 온라인 투표가 시작된다.
     
    이 지사는 지난 16일부터 3박 4일간 호남에 머물며 지역민들과 소통 접점을 늘렸다. 캠프 소속 의원들도 지난 17일 광주에 집결한 뒤 전남, 전북 등 호남 각지로 흩어져 지지를 호소했다.
     
    마지막 '반전 드라마'를 위해 의원직까지 내던진 이 전 대표도 추석 기간 호남에서 민심을 공략했다. 그는 지난 16일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검증 한 방에 무너지는 것이 대선이다. 검증이 끝난 후보, 도덕성에 흠이 없는 후보가 대선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며 "제가 결선에서 이기고 본선에 진출하게 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미 2주 전 TK(대구·경북), 강원 경선을 앞두고도 호남을 찾아 일정을 소화했다.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의 김대진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호남에서 이재명 후보는 낯선 후보, '우리 사람이 아직 덜 됐다'는 인식이 있어 통합적 이미지를 보여주는 게 첫 번째고, 이낙연 후보는 야당 후보를 이기고 정권재창출이 가능한 후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재명 지사는 모두를 포용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줘 상대적으로 약한 호남 정체성을 살리고, 추격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본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줘 호남의 전략적 투표자들의 선택을 받아야한다는 것이다.
     
    반면,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정세균 후보의 사퇴로 이재명 후보의 경선 득표율이 51%대에서 53%대로 올라 과반을 더 확실히 하게 됐다"며 "이렇게 되면 호남에서 '이낙연은 어렵겠구나' 생각하고 전략적 투표를 할 수도 있다"며 호남의 전략투표 가능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앞서 정 전 총리의 사퇴로 그의 득표가 모두 사표로 처리되면서 이 지사의 경선 누적득표율은 51.41%에서 53.71%로 조정됐다. 과반을 얻은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곧바로 민주당 최종후보 자리에 오르는 만큼, 이 지사에게는 호재, 이 전 대표에게는 악재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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