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4대강 국정원 불법사찰 관련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시청 제공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4·7 보궐선거 당시 MB정부 시절 4대강 관련 국정원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한 해명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시장 측은 검찰의 '정치적 기소'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박 시장이 재선을 노리는 내년 부산시장 선거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지검 공공외사수사부는 '4대강 사업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박형준 시장은 불구속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TV토론회와 기자회견 등에서 MB정부 시절 국정원이 작성한 4대강 관련 민간인 사찰 문건과 관련해 "관여한 적이 없다"거나 "알지 못한다"고 관련성을 부인한 바 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2017년 국정원 적폐청산 TF 감찰 보고서'를 토대로 박 시장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국정원 보고서를 보면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이었던 박 시장은 민간인 불법사찰 내용을 대통령에 보고하고 후속조치까지 지시받는 등 불법 사찰에 관여하고 개입하거나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시장은 입장문을 내고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국정원 자료를 대통령께 보고한 적은 맹세코 한 번도 없었다"며 "대선 국면을 앞두고 전략적 요충지인 부산을 공략하기 위해 저를 깎아내리려는 민주당과 국정원의 정치공작의 일환이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최근 진행된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 내부에서도 해당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으나, 기소를 하기로 최종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기소 결정에 대해 박 시장 측은 '정치적 판단'이라며 반발했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지금까지 조사 과정이나 관련 증거 등으로 볼 때 정치적 기소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검찰의 공소장을 면밀히 검토한 뒤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밖에 박 시장에게 제기된 자녀 홍익대 입시청탁 의혹, 엘시티 분양 특혜 의혹, 기장군 땅·건물 신고 누락 의혹, 국회 조형물·지인 레스토랑 특혜 의혹 등은 모두 불기소 조처했다.
부산지검. 박중석 기자
이 중 홍익대 입시 청탁 의혹과 관련한 박 시장의 허위사실 유포 혐의에 대해 검찰은 법리적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시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내년 부산시장 선거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같은 당 경선 경쟁자들조차 이번 기소에 따른 재판 결과의 불확실성을 파고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재판에 넘겨진 이상 박 시장으로서는 큰 리스크를 안고 재선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천 경쟁에서도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