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이한비가 14일 프로배구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 김형실 감독에 대해 '슈퍼 꼰대'라고 소개한 뒤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KOVO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가 열린 1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오는 16일 개막을 앞두고 7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 외국인 선수들이 각오를 다지는 자리였다.
모두 새 시즌에 대한 굳은 결의를 드러낸 가운데 각 팀 사령탑을 향한 선수들의 뼈 때리는(?) 말이 이날 행사의 재미를 더했다. 감독들에 대한 '일곱 글자' 소개였다.
가장 먼저 말문을 연 신생팀 페퍼저축은행 이한비부터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한비는 김형실 감독에 대해 "감독님슈퍼꼰대"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꼰대는 '권위적인 윗사람'을 지칭하는 은어. 김 감독은 남녀부 통틀어 최고령 사령탑. 이한비는 "역시 잔소리가 조금 (많아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반대로 공개적인 자리에서 저런 표현을 쓸 만큼 자유로운 팀 분위기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현대건설 황민경은 강성형 감독에게 "휘슬 갖다 버릴까"라고 소개했다. 황민경은 "감독님께서 매일 손으로 만지시는 휘슬이 있는데 너무 자주 누르신다"면서 "운동을 끊었다가 다시 하는 과정의 반복인데 휘슬을 버리고 싶다"고 부연했다. 혹독한 훈련에 대한 애교 섞인 앙탈인 셈이다.
KGC인삼공사 이소영은 이영택 감독에 대해 "영택이가제일짱"이라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뒤 GS칼텍스에서 인삼공사로 이적한 만큼 새 사령탑에게 잘 보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프로배구 여자부 7개 팀 감독과 대표 선수, 외국인 선수들이 14일 미디어 데이를 마치고 새 시즌에 대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KOVO한국도로공사 박정아는 김종민 감독에게 "착하고 말도 많고"라고 평가했다. 언뜻 보면 칭찬과 지적이 섞인 듯한 소개. 그러나 박정아는 "좋은 뜻"이라며 서둘러 오해에 대한 우려를 차단했다. 사회자는 "그만큼 선수들과 말을 많이 하며 소통을 잘 한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진화했다.
IBK기업은행 김희진은 서남원 감독에게 "약간로제마라맛"이라고 평했다. "감독님께서는 매운 맛(마라)도 있지만 자상하신 부분(로제)도 있다"는 설명이다.
흥국생명 김미연은 박미희 감독을 향해 의미 있는 평가를 내렸다. "예전과 다른 느낌"이라는 소개인데 "감독님께서 무척 차분하신 편이었는데 올 시즌은 선수들이 많이 어려져 화를 잘 내신다"는 설명이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 김연경(중국 상하이)의 합류로 기존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와 함께 최강으로 꼽혔는데 이들이 모두 이탈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 강소휘는 차상현 감독을 "까맣고왕대두야"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머리 위로 팔을 들어 크게 원을 그리며 차 감독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에 앞서 각 팀 감독들은 올 시즌 우승팀 예상 질문에 4명이 한국도로공사를 꼽았다. 올 시즌 여자부 V리그는 오는 16일 GS칼텍스-흥국생명의 개막전으로 열전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