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원희룡,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22일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들의 맞수토론은 같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게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분위기가 달랐다.
'전두환 옹호 발언'에 이어 '개 사과 사진'SNS 게시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윤석열 후보와 벼르고 나온 듯한 유승민 후보의 전반부는 화염으로 가득했다. 반면 서로 공통점이 많다며 덕담까지 나눈 홍준표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후반부는 시종일관 훈훈했다.'개 사과 사진' , '소주성·탈원전' 설전…고성 오간 윤석열·유승민
유 후보는 이날 맞수토론이 시작되자마자 윤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여 "제가 승인했으니 관련된 모든 불찰과 책임은 제가 지는 게 맞다"는 본인의 직접 사과를 이끌어 냈다. 사진이 찍힌 경위와 관련해 윤 후보는 "
반려견을 (집 근처 사무실에) 데려간 것은 제 처 같다. 사진을 찍은 것은 캠프 직원"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는 전두환 옹호 발언 전부터 SNS를 관리하는 캠프 실무진과 미리 조율해 유년기 '사과'에 얽힌 이야기를 게시하기로 한 것이고, 유감 표명 당일 해당 사진을 올리면서도 그 연관성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사과 이후 이어진 정책토론에서 유 후보에 대한 분노를 그대로 드러냈다. "인신공격이나 했지 정책에 대한 것은 보지 못했다", "유 후보가 과연 경제전문가인지 아직 입증 못한 것 같다", "경제학 박사학위를 뭘로 받았느냐"라고 따지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정책을 물으니)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윤 후보는 유 후보의 탈당, 합당, 분당 이력을 읊으며 보수의 개혁을 이뤘냐고 압박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
개혁보수의 정신이 국민의힘에 그대로 살아있다. 이준석 당대표를 뽑은 게 그것"이라고 맞받았다.
격해진 분위기에서 유 후보가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하자마자 대선에 도전한 윤 후보의 이력을 바탕으로 "준비된 대통령인가"라고 묻자 윤 후보는 "
유 후보님이 과연 경제전문가인지 아직 입증을 못하신 것 같다"고 곧바로 주어를 바꿔 공격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또 유 후보의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2017년 대선 공약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소득주도성장에 공감을 표했다"는 취지로 질문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유 전 의원은 "명백한 허위" "국민 앞에서 거짓말 하지 말라"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캠프의 엉터리 사람들 다 갈아치우시라"며서 "저는 그동안 맨날 평등, 복지, 분배만 이야기해 오던 정당이 경제성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평가한다고 이야기했고, 탈원전이라는 단어는 제가 쓴 적이 없다"고 맞섰다.
시종 훈훈했던 원희룡·홍준표…元 "우리 닮은 점이 많다"
윤석열(오른쪽부터),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 국회사진취재단원 후보는 모두 발언부터 "홍 후보와 저는 20년 넘는 당 생활 속에서 어떤 면은 닮았고, 다른 듯한 후보"라고 말하며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 정책발표회라고 해도 믿길 정도의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홍 후보가 "코로나19 이후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저는 인수위원회 때부터 비상경제 대응팀을 구성하겠다"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책을 세우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주력하겠다. 기술혁신과 신기술 집약산업으로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역대 최대 규모로 풀린 시중 유동 자금을 산업자금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하자, 원 후보는 "정책이 아주 좋고 전부 동의하지만 제가 더 잘할 수 있다"라고 호응했다.
최근 홍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겨냥하며 '대통령으로서의 도덕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 후보는 "대통령의 도덕성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라고 홍 후보에게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부패 스캔들이 없어야 하고, 개인과 가족, 측근 관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모두의 국민을 위한 대통령은 도덕성이 기본"이라며 "이게 없으면 출마 자체를 하면 안 된다"고 지원했다.
전날 이뤄졌던 누리호 발사에 대해서 원 후보는 "과학이란 것은 대통령이 지시하면 결과를 자판기처럼 뽑아내는 이런 식의 과학 몰이해를 가지면 안 된다"라며 "과학에서도 진영 논리와 패거리를 적용해선 안 되고, 진정한 관심을 갖고 전문가 얘기를 두루 듣고 진짜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둬야 한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자 홍 후보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맞장구쳤다.
두 후보는 막판까지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원 후보가 "부모찬스가 없는 청년에게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국가가 뒷바라지하는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하자, 홍 후보는 "원 후보나 저는 부모 찬스로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고 답했고, 이에 원 후보는 "그래서 (우리가) 닮았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