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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사상 최대 실적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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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LG전자, 사상 최대 실적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

    핵심요약

    우리보다 먼저 '물류 대란'의 타격을 받은 미국의 거대 테크 기업들은 줄줄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이 미국 항만의 화물 적체와 운송 마비로 제때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3분기에 나란히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각각 주력인 반도체와 생활가전 부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양사는 한목소리로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4분기와 내년 전망에 물음표를 남겼다. 과연 겨울이 올까, 아니 이미 왔을까.

    삼성·LG전자, 역대 최대 실적에도 향후 전망은 '불확실성' 강조    


    삼성전자는 28일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이 73조9800억원으로, 분기 사상 처음으로 70조원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주력인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반도체의 영업이익은 10조600억원(매출 26조4100억원)으로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메모리는 서버용 중심으로 D램이 분기 최대 출하량과 역대 두번째 매출을 기록했다.

    LG전자도 3분기에 분기 사상 역대 최대 기록인 18조7867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사업별로 보면 생활가전(H&A) 부문은 매출 7조611억원을 올렸는데, LG전자의 단일 사업본부 분기 매출액이 7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올린 양사는 4분기와 내년 전망을 두고 같은 단어로 어려움을 표현했다. 바로 '불확실성'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진에 더해 최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물동량 쇼크(충격)'가 빚어진 탓이다.

    삼성전자 한진만 메모리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의 일상 회복 영향, 부품 수급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거시적 요인으로 내년 메모리 시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026년까지 약 3배 가까이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회사 차원의 내년 메모리반도체 시황 전망은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 부사장은 "고객사들과 메모리 시황 전망에 대해 시각차가 존재하고 이에 따라 가격협상 난도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투자 계획 역시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설비 투자를 한다는 집행 기조 아래 이번에는 내년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4분기에 '위드 코로나'로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 원가 인상 요인이 지속되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 김이권 H&A경영관리담당(상무)는 콘퍼런스콜에서 "해상 및 항공 운임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생활가전 부문에서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당사의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전년 대비 2% 정도의 물류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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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류 대란' 빚은 미국 테크 기업은 시장 기대치 밑돌아


    우리보다 먼저 '물류 대란'의 타격을 받은 미국의 거대 테크 기업들은 줄줄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이 미국 항만의 화물 적체와 운송 마비로 제때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먼저 애플의 경우 2017년 5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3분기 전망치 평균은 850억달러였는데 실제 매출은 834억달러(약 92조5천억원)이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산업계 전반의 반도체 부족, 그리고 코로나19와 관련한 동남아시아의 생산 차질 때문에 예상보다 공급 차질이 컸다"면서 잠재적 매출액 손실분을 약 60억달러(약 7조원)로 추정했다. 특히 4분기에는 공급망 문제가 더 심해져 매출 손실분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역시 3분기에 매출 1108억달러(약 129조4천억원)와 순이익 32억달러(약 3조7천억원)를 기록했는데 월가의 실적 전망치를 밑돌았다.

    아마존은 3분기에 추가 급여와 인센티브 지급, 공급망 관련 제약 때문에 20억달러(약 2조3천억원)를 지출해야 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상품이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서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창고가 공간 부족을 겪지 않았다고도 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후임자인 앤디 재시 CEO는 "4분기에는 인력 공급 부족과 임금 비용의 인상, 글로벌 공급망 이슈, 화물·물류 비용의 증가 등에 대처해 나가며 소비자 사업 부문에서 수십억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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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도 '물류 대란' 영향권…"경영관리 역량 더욱 중요해져"  


    우리나라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 영향권으로 서서히 접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제조업 생산은 전달에 비해 0.9% 감소했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13.2%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기재부는 "주요국 회복 속도 둔화 가능성, 글로벌 공급 차질 등 불확실성이 지속된다"고 평가했다.

    세계적 공급망 차질 등으로 주요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둔화하고 중국의 전력난 부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수익성에 부담이 되면서 전자기업 등 제조업의 성장이 내년에는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김남훈 연구위원은 '2022년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 시대에 억눌렸던 소비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으나 공급 차질로 인한 제조업의 생산 차질 리스크가 남아 있고 공급원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도 높아 기업들의 경영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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