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 말 삼성 최채흥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삼성 좌완 최채흥(26)이 펼친 혼신의 역투가 팀을 구해냈다.
최채흥은 30일 경남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와 원정에서 4⅓이닝 2피안타 4탈삼진 역투를 펼쳤다.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삼성이 11 대 5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정규 리그 최종일까지 1위를 지켰다. 최채흥은 시즌 5승째(9패)를 가장 값진 승리로 장식했다.
이날 삼성은 선발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흔들렸다. 1회 나성범에게 3점 홈런을 맞은 데 이어 4회도 최정원에게 적시타를 맞고 3 대 4, 역전 점수를 내줬다.
절체절명의 순간 삼성은 지체 없이 최채흥을 올렸다. 2사 2, 3루에서 타석에는 1회 홈런을 때린 3번 타자 나성범이 들어섰다.
최채흥은 나성범과 풀 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루킹 삼진을 이끌어냈다. 시속 139km 직구가 나성범 무릎 근처 몸쪽 낮은 코스로 꽉 차게 들어갔다. NC의 흐름을 끊은 귀중한 탈삼진이었다.
결국 삼성은 5회초 오재일의 역전 결승 2점포가 터지면서 완전히 분위기를 가져왔다. 6회 구자욱의 2타점 3루타, 김헌곤의 1점 홈런까지 나와 승기를 잡았다.
최채흥은 8회까지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불펜으로 등판해 어지간한 선발 투수 못지 않은 62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0km에 불과했지만 허삼영 감독이 칭찬해 마지 않았던 제구력으로 마지막 홈 경기에서 승리하려는 NC 타자들을 요리했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최채흥의 왼 엄지 손톱이 들려 있다. 창원=삼성
최채흥은 엄지 손톱이 살짝 들리는 아픔을 감수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경기 후 최채흥은 "급하게 올라와서 긴장도 했지만 삼진을 잡으면서 밸런스가 잡힌 것 같다"면서 "타선에서 득점 지원을 많이 해준 덕분에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최채흥은 지난해부터 풀 타임 선발로 뛰었지만 최근 막판 순위 싸움에 불펜으로 전환했다. 최채흥은 "지금 주어진 역할에 만족한다"면서 "역할은 달라졌지만 중요한 상황에 나오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던지려 한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포스트시즌에 대해서는 "처음 참가하기 때문에 설레기도 하고 기대된다"면서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최채흥은 "팬들에게도 재미있는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