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초 무사 1루 두산 정수빈이 기습 번트 후 1루로 질주하고 있다. 정수빈은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 처리됐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잠실 라이벌 LG-두산의 가을야구 첫 판에서 혼돈의 5회초가 펼쳐졌다.
두 팀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맞붙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격돌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은 5회초 1 대 0으로 앞선 두산 공격 때 벌어졌다. 무사 1루에서 두산 정수빈이 보내기 번트를 댔다. 타구를 잡은 LG 포수 유강남의 송구가 정수빈의 팔에 맞으면서 상황이 묘하게 흘러갔다.
송구가 흐르면서 1루 주자 박세혁이 2루를 넘어 3루까지 내달렸다. LG로선 1사 2루에서 무사 1, 3루에 몰리는 상황이었다.
LG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타자 주자 정수빈이 스리피트 라인 안으로 뛰어 포수의 송구를 방해했다는 것. 정수빈은 초반에는 라인 밖에서 뛰었지만 1루 베이스 근처에서 두 발을 라인 안쪽에 둔 채 달렸다.
판독 결과 아웃으로 번복이 됐다. 3루까지 갔던 박세혁은 도로 1루로 돌아와야 했다.
이에 두산 김태형 감독이 심판에게 다가가 "스리피트 라인 위반은 비디오 판독이 아닌 심판 합의 대상이 아니냐"고 문의했다. 규정에 따르면 비디오 판독 이후 이의 제기는 퇴장이었지만 심판진은 김 감독이 규정에 대한 문의를 했다고 판단해 퇴장은 명령하지 않았다.
이에 LG 류지현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진에게 "판독 이후 이의 제기는 퇴장이 아니냐"며 항의했다. 심판진은 류 감독에게 "김 감독은 항의가 아니라 룰에 대한 질문을 했고, 시즌 중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정수빈의 비디오 판독에 3분 정도가 소요됐고, 두 감독이 심판과 얘기를 하는 동안 경기는 6분 정도 중단됐다.
다음에도 묘한 상황이 발생했다. 1루 주자 박세혁이 2루 도루를 시도한 것.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이번에는 두산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 세이프로 번복이 됐다.
두 팀이 한번씩 비디오 판독 요청이 성공한 가운데 LG 선발 앤드류 수아레즈는 2사 3루에서 강판했다. LG 필승 계투 정우영이 구원 등판했지만 결국 박건우가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박세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LG는 정수빈을 아웃으로 만들었지만 혼돈의 5회초에서 웃은 팀은 두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