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최우수선수에 뽑힌 수성고 한태준. 이한형 기자 "아무래도 2명 운동할 때도 있고 4명이 할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만큼 더 기회라 생각해 더 집중했습니다."
제32회 CBS배 전국 남녀 중고 배구대회 남고부에서 우승한 수성고등학교(경기 수원) 세터 한태준(2학년)은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였다.
수성고는 10일 충북 단양 국민체육관에서 열린 남성고등학교(전북 익산)와 제32회 CBS배 전국 남녀 중고배구대회 남고부 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1(25-16, 21-25, 26-24, 26-24)로 승리했다.
주전 세터로 출전한 한태준은 지난해부터 팀의 핵심으로 성장하며 이번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이날 결승에서 한태준은 위기의 순간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공을 올렸고 8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트로피를 따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도 한태준의 몫이었다.
한태준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때문에 한 해가 많이 힘들었는데 다들 응원해 주는 분들이 있어서 잘 할 수 있었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이어 "MVP에 뽑힐 걸 예상하지 못했는데 순간적으로 너무 긴장됐고, 그러면서도 좋았다"고 웃어 보였다.
수성고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지난해 3관왕에 이어 올해 5관왕, 총 연속 8관왕을 달성했다. 우승 비결에 대해 한태준은 "선수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운동을 했다"며 "선생님들께서 즐겁게 하면 결과가 따라오는 것이라 말씀해 주셨고 저희도 최대한 즐기다 보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훈련은 쉽지 않았다. 거리 두기와 집합 금지 제한 때문에 때로는 2명, 때로는 4명이 팀 훈련을 소화했다. 어쩌면 정상적인 훈련이 될 수 없었지만 한태준은 위기를 기회로 생각했다.
그는 "선생님과 집중해서 1 대 1로 훈련하는 것을 더 좋은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니까 더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이럴 때가 더 기회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수성고 신희섭 코치도 한태준을 칭찬했다. 한 코치는 "한태준은 1학년 때부터 기용해도 절대 실력 달리지 않는 선수였다"며 "2학년에 돼 더 부드러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3학년이 되면 엄청난 세터가 될 것이다. 미래에는 현재 프로에 있는 선수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세터 한선수가 롤 모델이라는 한태준은 "올해를 잘 마무리했는데 내년에는 부상 조심하면서 형들이 쌓은 좋은 성적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기록 도전을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