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벨라루스 국경지대의 난민들. 연합뉴스벨라루스의 폴란드 국경 지역 난민 사태가 러시아와 서방 세계로의 갈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를 차단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위한 '야말-유럽' 가스관이 지나가는 경유국이다.
BBC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내각 회의를 주재하면서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벨라루스를 거쳐 EU에 공급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만약 그들이 우리에게 추가 제재를 한다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리가 유럽에 난방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그들은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폴란드 지도부와 리투아니아인들, 그리고 다른 머리가 없는 사람들은 말을 하기 전에 먼저 생각부터 하라"고 주장했다.
유럽은 현재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벨라루스가 자국을 지나는 천연가스 밸브를 잠글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유럽 내 에너지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폴란드 쿠즈니차 인근 벨라루스 측 접경지역에서 10일(현지시간) 유럽행을 원하는 중동 출신 이주민 수백 명이 텐트를 치고 노숙하고 있다. 철조망 너머로는 이들의 진입을 막는 폴란드 군경의 모습이 보인다. 난민을 포함한 이들 이주민의 대다수는 전쟁과 빈곤을 피해 중동에서 벨라루스로 건너왔으며 새 삶을 찾아 폴란드를 통해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가길 원하고 있다. 연합뉴스한편 벨라루스에 체류 중이던 중동 출신 난민 수천 명이 폴란드 국경 지역으로 몰려들어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면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폴란드는 벨라루스 정부가 제재에 대한 반발로 난민들을 의도적으로 EU 쪽으로 밀어내려 한다며 난민 유입을 막고 있다.
EU는 벨라루스가 난민들의 유럽행을 방조, 조장하고 있다며 벨라루스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 중이다.
이에 대해 벨라루스의 동맹 러시아는 전략폭격기를 잇따라 벨라루스 영공에 보내는 등 벨라루스에 대한 지원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