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궤도의 라이트세일 2호 상상도. 연합뉴스지구 궤도에서 돛을 펼치고 태양 빛의 복사압만으로 비행하는 솔라세일(solar sail)을 시험 중인 '라이트세일'(LightSail) 2호가 발사 30개월을 맞았지만, 여전히 성공적으로 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버스 투데이'를 비롯한 우주과학 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미국의 비영리단체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가 지난 2019년 6월에 발사한 큐브샛 라이트세일 2호는 현재 대기권의 열권 끝부분인 약 687㎞ 고도를 유지하고 있다.
라이트세일 2호는 빵 한 덩어리 크기의 초소형 위성으로, 녹음테이프 등에 이용되는 박막 필름인 '마일러'(Mylar)로 만든 권투 링 크기(32㎡) 돛을 펼치고 있다.
범선이 바람을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것처럼 태양 빛의 입자인 광자(photon)의 복사압을 이용해 우주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솔라세일을 시험 중이다. 광자의 복사압은 처음에는 미약하나 시간이 흐르면서 축적되면 공기의 저항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 초고속으로 비행할 수 있게 해주는데, 태양(항성) 빛만 있으면 연료가 필요 없는 효율적인 미래의 우주비행 기술로 연구되고 있다.
행성협회는 라이트세일 2호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유하고 있다.
그 결과, 내년 2월로 예정인 '아르테미스(Artemis) Ⅰ' 달 궤도 무인 시험비행 때 함께 발사될 지구근접 소행성 탐사 큐브샛 'NEA 스카우트'가 달 인근에서 목표 소행성까지 솔라세일을 이용해 찾아갈 예정이다.
라이트세일 2호는 우주 먼 곳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구 궤도를 돌며 비행 중이다.
외기권 바로 밑인 열권에서는 마찰을 유발하는 대기 항력으로 위성의 속도가 느려지고 고도가 떨어지게 되지만 라이트세일 2호는 솔라세일을 통해 고도를 유지하고 있다.
초기에는 고도를 높이기도 했으나 점차 대기 항력에 밀리는 상태다.
행성협회는 최근 새로운 활동 주기에 들어선 태양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대기 항력도 증가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낮은 항력을 받았던 라이트세일 2호의 궤도 붕괴율이 이전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이트세일 2호는 결국 대기 항력을 견디지 못하고 대기권으로 추락하며 불에 타게 되겠지만 적어도 1년은 더 궤도에서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라이트세일 2호는 1년간 지구 궤도를 도는 목표를 달성한 뒤 추가로 임무를 수행하며 솔라세일 관련 자료를 수집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