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탄광 화재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 연합뉴스러시아 시베리아 케메로보주(州)의 '리스트뱌즈니야' 탄광 사고는 광산 사고가 빈발하는 러시아에서 11년 만의 최대 규모 참사로 파악됐다.
25일 탄광 지하 250m 지점에서 발생한 화재와 폭발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갱내에 갇힌 46명의 광부와 이들을 구하러 들어갔던 수색구조대원 6명 등 5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사고 당시 갱내에선 287명이 작업 중이었으나 입구에서 먼 곳에 있던 광부들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갱내에 갇힌 광부들은 환기통로를 따라 빠르게 퍼진 연기와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대원들은 휴대했던 산소통의 산소가 떨어지면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세르게이 치빌례프 케메로보주 주지사는 갱내 메탄-공기 혼합물 폭발이 사고 원인이 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명확지 않은 이유로 발생한 불똥 때문에 메탄가스가 폭발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는 '위험생산시설의 산업안전 규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당국은 광산 소장과 부소장 등 3명을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광산 감독당국은 올해 사고 광산에 대해 127차례의 점검을 벌여 900가지 이상의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9차례나 작업 중단 명령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갱내 메탄가스 농도가 높아져 폭발 위험이 커지면서 중단됐던 수색구조 및 사고 수습 작업은 26일 현재까지 제대로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난 리스트뱌즈나야 탄광은 러시아 내 3대 석탄 생산 회사인 'SDS-석탄' 소유다.
지난 1954년부터 생산에 들어간 이 광산은 2003년 첨단 생산·관리 설비를 들여와 대대적 현대화를 진행했다.
하지만 2004년 10월에도 갱내 메탄가스 폭발로 1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러시아에선 시설 노후, 안전 규정 무시 등의 이유로 크고 작은 탄광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리스트뱌즈니야 탄광 사고는 희생자 면에서 지난 2010년 역시 케메로보주 '라스파트스카야' 탄광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이후 최대 규모다.
메탄가스 폭발로 인한 라스파트스카야 탄광 사고 때는 91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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